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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투혼이 있다면… 크로아티아에 경의를

2018 러시아월드컵이 프랑스의 통산 두번째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결승에서 프랑스와 맞붙은 크로아티아는 명승부의 화려한 조연으로 손색이 없었다. 거듭된 혈투로 체력이 일찌감치 고갈됐지만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지며 크로아티아 축구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크로아티아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2-4로 패했다. 1998년 프랑스 대회 준결승에서 프랑스에 막혀 도전을 멈췄던 크로아티아는 사상 첫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재현된 악몽에 고개를 숙였다. 원했던 결말은 아니었으나 크로아티아의 여름은 그 어느 곳보다 뜨거웠다. 크로아티아는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아이슬란드와 조별리그 D조에서 경합을 벌였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버틴 아르헨티나와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 유로 2016을 통해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아이슬란드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크로아티아는 탄탄한 중원을 앞세워 어렵지 않게 상대를 쓰러뜨렸다. 7골 1실점의 이상적인 기록으로 3전 전승을 거둬 16강 무대를 밟았다. 이들의 저력은 토너먼트 들어 도드라졌다. 덴마크와의 16강에서 연장전 포함 120분을 1-1로 마친 크로아티아는 승부차기 끝에 8강에 진출했다. 개최국 러시아와도 8강에서도 크로아티아는 '11m 룰렛'격인 승부차기에 운명을 맡겼다.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AS모나코)는 러시아 첫 번째 키커와 세 번째 키커의 실축을 유발하며 팀을 4강에 올려놨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서는 경기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줘 끌려갔다.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크로아티아 선수단을 감쌌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후반 23분 이반 페리시치(인터밀란)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추더니 연장 후반 4분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의 마무리로 승부를 뒤집었다. 잉글랜드전 전후반 90분 동안 교체카드를 한 장도 사용하지 않은 즐라트코 다리치 감독은 "우리 팀이 보여준 체력과 힘은 정말 대단했다"면서 "교체 카드를 활용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이를 요구하지 않았다"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칭찬했다. 모두가 프랑스의 우위를 점친 결승에서도 크로아티아의 질주는 계속됐다. 프랑스가 달아나면 곧바로 따라붙으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들의 투혼을 직접 지켜본 축구팬들은 모든 것을 쏟아낸 크로아티아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hjkwon@newsis.com

이미지 설명글 프랑스, 20년만에 월드컵 제패…실력에 운도 따랐다프랑스가 20년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의 주인공은 프랑스다. 프랑스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꺾었다. 1998년 자국 대회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본 프랑스는 20년 만에 두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필두로 킬리앙 음바페(파리생제르맹),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은골로 캉테(첼시) 등 프랑스월드컵을 보고 자란 선수들이 역사를 썼다. 당시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빈 디디에 데샹 감독은 사령탑으로 영광을 재현했다. 데샹 감독은 마리우 자갈루(브라질)와 프란츠 베켄바워(독일)에 이어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세 번째 인물이 됐다. 16강을 시작으로 3연속 연장을 치른 ‘기적의 팀’ 크로아티아는 첫 우승 문턱에서 프랑스의 벽에 막혔다. 아쉬운 판정에서 비롯된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의 자책골과 비디오판독(VAR)에 이은 페널티킥 실점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결승전인 만큼 두 팀 모두 최정예로 맞섰다. 프랑스는 올리비에 지루(아스날)를 최전방에 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그리즈만과 음바페가 측면에 섰고, 포그바와 캉테가 중원을 지켰다. 크로아티아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이반 라키티치(FC바르셀로나)로 중원을 꾸렸다.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반 페리치시(인터밀란)도 정상 출격했다. 경기 초반 예상을 깨고 크로아티아가 주도권을 잡았다. 좌우 측면 공격이 활기를 띄면서 프랑스를 당황시켰다. 프랑스는 크로아티아의 압박에 잔실수를 쏟아냈다. 좋은 내용이 골로 귀결되진 않았다. 오히려 프랑스가 전반 18분 선제골을 가져갔다. 그리즈만의 프리킥이 수비에 가담한 만주키치의 머리에 맞고 득점으로 연결됐다. 월드컵 결승에서 자책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대로 무너질 크로아티아는 그러나 아니었다. 10분 뒤 균형을 맞췄다. 모드리치부터 시작된 약속된 세트피스에서 골이 터졌다. 모드리치의 발을 떠난 공은 동료들의 머리를 거쳐 페리시치에게 배달됐다. 페리시치는 접는 동작으로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뒤 왼발슛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정확히 10분 뒤 프랑스가 두 번째 골을 얻었다. 코너킥에서 페리시치가 핸드볼 반칙을 범했고, 주심은 VAR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그리즈만이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 2-1을 만들었다. 뒤진 채 반환점을 돈 크로아티아는 후반 시작과 함께 총력전을 펼쳤다. 후반 2분 안테 레비치(프랑크푸르트)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위고 요리스(토트넘)가 손을 뻗어 쳐냈다. 프랑스는 후반 9분 부진하던 캉테를 빼고 스티븐 은존지(세비야)를 투입했다. 그리고 5분 만인 후반 14분 포그바의 골로 격차를 벌렸다. 포그바는 오른발 슛이 수비벽에 맞고 나오자 지체 없이 왼발슛으로 연결, 팀에 3-1 리드를 안겼다. 형들의 연속 득점에 막내 음바페도 힘을 냈다. 후반 20분 골키퍼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슛으로 4-1을 만들었다. 만 19세207일의 음바페는 17세249일로 1958년 스웨덴 대회 결승전을 지배한 ‘축구 황제’ 펠레에 이어 월드컵 결승에서 골맛을 본 두 번째로 어린 선수가 됐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24분 요리스의 실수를 틈타 만주키치의 골로 따라붙었다. 불씨를 살린 크로아티아는 남은 시간 총력을 기울였지만 프랑스의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월드컵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은 크로아티아 주장 모드리치에게 돌아갔다. 정상에 오르진 못했지만 8강급으로 평가받던 크로아티아를 결승까지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모드리치의 수상으로 최근 6개 대회 연속 우승팀 선수가 골든볼을 놓치는 이색 징크스가 이어졌다. 실버볼은 벨기에의 4강을 지휘한 에당 아자르(첼시)가 차지했고, 그리즈만이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첼시)는 골든 글러브를 획득했다. 득점왕을 의미하는 골든슈는 잉글랜드 공격수 해리 케인(토트넘)이 가져갔다. 케인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6골을 넣었다. 음바페는 베스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hjkwon@newsis.com
이미지 설명글 데샹 감독의 성공시대…선수·지도자로 월드컵 우승디디에 데샹(50) 프랑스대표팀 감독이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프랑스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꺾었다. 1998년 자국 대회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본 프랑스는 20년 만에 두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년 전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빈 데샹 감독은 사령탑으로 다시 한 번 월드컵 트로피와 마주했다. 은퇴 후인 2001년 AS 모나코(프랑스)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데샹 감독은 2006년 7월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았다. 승부조작으로 세리에B 강등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유벤투스는 데샹 감독과 함께 곧바로 세리에A로 복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데샹 감독은 올림피크 마르세유를 거쳐 2012년 프랑스 대표팀에 입성했다. 데샹과 만난 프랑스 대표팀은 빠르게 성장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8강 진출로 가능성을 입증하더니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결승에 진출했다. 피날레는 좋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포르투갈을 만나 쉽게 우승을 차지할 줄 알았던 프랑스는 예상치도 못한 에데르에게 연장전에서 한 방을 얻어맞고 주저앉았다. 프랑스축구협회는 그러나 데샹 감독에게 다시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데샹 감독은 2년 만에 월드컵 우승으로 보답했다. 4-2-3-1 포메이션을 뿌리내리게 했고, 특유의 카리스마로 폴 포그바(맨체스터)와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 등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묶었다. 데샹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 정상을 밟은 세 번째 인물이 됐다. 브라질의 마리우 자갈루가 1958년과 1962년 선수, 1970년 감독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독일이 자랑하는 프란츠 베켄바워는 1974년 선수, 1990년 감독으로 자갈루의 뒤를 이었다. 데샹 감독은 프랑스 축구가 치른 6차례 메이저대회 결승 중 4번(1998 프랑스월드컵·유로 2000·유로 2016·2018 러시아월드컵)이나 경험하는 영예를 누렸다. 유로 2016을 제외한 세 번은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프랑스 축구사에서 데샹 감독의 이름은 빼놓을 수 없게 됐다. hjkwon@newsis.com
이미지 설명글 막내린 메시·호날두 천하, 음바페·루카쿠 '대세'메시도, 호날두도 월드컵 무관의 한을 풀지는 못했다. 지난 10년 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1·FC 바르셀로나)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는 발롱도르를 5회씩 나눠가지며 세계 축구를 지배해왔다. 두 선수에게 '축구의 신'이라는 수식이 붙을 정도로 축구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이러한 메시와 호날두도 이룩하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월드컵 우승이다. 메시와 호날두는 클럽에서 모든 것을 누렸지만, 둘 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었다. 이들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번 러시아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 축구 팬들의 이목이 호날두와 메시에게로 쏠린 이유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메시와 호날두는 자국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메시는 조별리그 아이슬란드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부진했다. 1골 2도움의 기록을 남기고 러시아를 떠났다. 호날두는 첫 경기인 스페인전에서 해트트릭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갈수록 존재감이 약해지며 4골로 러시아 월드컵을 마쳤다. 그 사이 새로운 별들이 빛을 발하며 월드컵 무대에서 세대교체를 알렸다.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프랑스의 '무서운 10대' 킬리앙 음바페(1998년 12월20일생·파리 생제르맹)다. 일찌감치 클럽과 대표팀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음바페는 러시아 월드컵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멀티골을 뽑아내며 단숨에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음바페는 1958 스웨덴 대회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은 하이틴 선수가 됐다. 음바페와 함께 러시아 월드컵이 낳은 또 다른 신성은 로멜루 루카쿠(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루카쿠는 20대 중후반 선수들이 전성기를 구가하는 '황금세대' 벨기에의 한 축이다.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루카쿠는 4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유망주였지만 이제는 에당 아자르(첼시), 케빈 데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등과 함께 벨기에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25·토트넘)도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선수다. 케인은 6골로 월드컵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부트 수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음바페 4골, 역시 프랑스 대표인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3골에 그쳤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게리 리네커 이후 32년 만의 잉글랜드 출신 득점왕이다. 케인의 6골 중 절반인 3골이 페널티 킥이었다. 나머지 3골도 조별리그에서 튀니지, 파나마 같은 약팀들을 상대로 넣었다는 점에서 '영양가 낮은 득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케인이 잉글랜드의 미래를 책임질 스타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ksk@newsis.com
7.16 00:00 프랑스 4 : 2 크로아티아
※한국시간 기준
2018-07-16

월드컵 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