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회를 맡은 코미디언 지미 키멀은 시상식이 시작되자마자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오프닝 발언에서 "국가가 분열됐다. 이제 우리는 한데 모여야 한다"며 "미국이 한데 뭉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모든 사람들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야 하고 그걸 우리가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지난해 오스카상이 상당히 인종차별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올해는 사라졌다. 모두 트럼프 덕분"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아카데미상이 인종차별 논란을 받았지만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 등으로 인해 오히려 이 같은 논란은 눈앞에서 사라졌다는 말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키멀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자신을 비판한 메릴 스트리프에 대해 '과대평가된 배우'라고 비난한 데 대해 꼬집기도 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위원장인 셰릴 분 아이작스도 이를 반영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어 "예술에는 경계가 없다. 예술은 한 가지 믿음에만 포함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초월하는 힘을 가지고 잇고 그 결과로 전 세계 모든 예술가들이 유대감으로 묶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영화 '세일즈맨'으로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이란의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시상식에 불참해 반이민 정책에 대한 반감을 분명히 내비치기도 했다.
또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루스 네가와 애니메이션 '모아나'로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린 마누엘 미란다 등 여러 참석자들이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를 지지하는 뜻의 파란 리본을 달고 등장해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분명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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