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속 선사인은 고래사냥 하지 않았다"

기사등록 2017/05/26 17:14:36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김성규 세계전통고래문화연구소 소장이 26일 울산 남구 장생포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서 열린 2017 고래학술대회에서 '인간과 고래의 교류사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17.05.26.   gorgeouskoo@newsis.com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김성규 세계전통고래문화연구소 소장이 26일 울산 남구 장생포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서 열린 2017 고래학술대회에서 '인간과 고래의 교류사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17.05.26.  [email protected]
김성규 세계전통고래문화연구소 소장 "좌초 고래 획득하는 것"
 고래축제 학술대회서 이 같이 주장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선사인들의 고래사냥 장면으로 해석해온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 속 그림이 사냥 장면이 아닌 좌초된 고래를 획득하는 행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암각화 속 장면에 나타난 고래사냥이 수동적 행위가 아니라 피동적이라는 것이 이 주장의 핵심인데 학계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규 세계전통고래문화연구소 소장은 26일 울산 남구 장생포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서 열린 2017 고래학술대회에서 '인간과 고래의 교류사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 발표자로 나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발표에서 김 소장은 "그동안 학계는 반구대 암각화를 '고래사냥' 일변도로 해석해왔다"며 "특히 포경 역사의 원형이나 되는 듯이 반구대 암각화 자체가 '고래사냥의 교과서'로 호도한 면이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반구대 암각화는 고래사냥보다 고래와 인간의 상생 속에서 교류, 특히 고래토템 숭배문화와 더 관계가 깊다"며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어업그림들은 바다에 나가 작살을 휘두르는 포경이 아니라 좌초경을 획득하는 득경(得鯨)활동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구대 암각화 속 고래와 인간상은 좌초된 고래를 연안으로 옮기는 모습일 것"이라며 "선사인들이 직접 사냥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전통고래문화가 고래와 인간의 교감의 역사가 있어 왔다는 점을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associate_pic2
세계전통고래문화연구소 김성규 소장 (뉴시스 DB)
 김 소장은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서를 통해서도 우리 민족은 고래를 사냥하거나 먹는데 익숙치 않았다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며 "이는 고래토템 사상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장의 근거로 반구대 암각화 속 배는 가죽으로 만들어 바다로 나갈수 없는 점과 암각화에 그려진 그물망과 목책이 연안에서 사용하는 점 등을 들었다.

 김 소장은 지난 2014년 고래학술대회에서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잡이배가 가죽배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현재의 고래 사냥은 18~19세기 서구문화 팽창시기에 조총과 포가 발달하면서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학계에서 반구대 암각화를 제대로 해석 못해 고래를 사냥하고, 먹고, 돌고래를 수족관에 가두는 등의 그릇된 문화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전통 고래문화는 고래 토템 등 고래와 사람의 상생 교류 문화가 이어져 왔다는 것을 제대로 알릴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고래문화학회(회장 김두겸)와 울산대학교가 공동주관한 이날 학술대회는 고래 관련 전문가들이 고래의 생활· 문화와 역사, 관광산업, 생태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발표했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반구대 암각화 속 선사인은 고래사냥 하지 않았다"

기사등록 2017/05/26 17:14:36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