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마크롱, 최악 투표율로 의회 장악···노동개혁 진통 불가피

기사등록 2017/06/19 10:12:15

【르투케=AP/뉴시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북부 르투케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7.6.19.
【르투케=AP/뉴시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북부 르투케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7.6.19.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39) 프랑스 대통령의 중도 신당 '라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총선 압승으로 의회를 장악했지만 노동 개혁 등 주요 공약 밀어붙이기가 쉽지 만은 않을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에서 앙마르슈-민주운동당(Modem) 연합이 약 350석을 확보하면서 집권당으로서 15년래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투표율은 43% 가량으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내무부는 개표가 97% 진행된 현재 앙마르슈 연합이 의석 341석(전체 의석 577석, 과반 289석)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투표율은 1차 투표(48.71%) 때보다도 낮았다.

 프랑스24에 따르면 총선 1, 2차 투표 참가율 모두 50% 이하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앙마르슈 연합은 결선에서 약 48%를 득표했는데 투표율을 고려하면 전체 등록 유권자의 20% 정도만의 지지를 받은 셈이다.

 투표율 하락은 좌우 이념으로 나뉜 기성 정치에 대해 프랑스인들이 수십년간 느껴온 염증을 여실히 보여줬다. 전달 대선에서 마크롱이 개혁을 약속하며 당선됐지만 유권자들은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쉽게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오를레앙대학의 장 가리그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마크롱의 재선이 가능하냐가 문제"라며 "마크롱이 성공하지 못하면 정치를 둘러싼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극단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은 일단 정치 개혁의 시동을 거는 덴 성공했다. 앙마르슈는 '남녀 동수, 좌우 혼합' 원칙에 기반해 총선 후보를 발탁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 신인과 여성을 대거 의회에 진출시켰다.

 노동 개혁처럼 국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영역에서도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진 지켜봐야 한다. 마크롱은 노동 유연화, 기업 규제 완화, 공무원 인력 감축 등을 강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마크롱은 10%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낮추려면 노동 시장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개별 기업에 정년, 연금에 대한 노조와의 협상 재량권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강성 노조가 유명한 프랑스에서 노동 개혁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손보겠다고 한 만큼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전달 마크롱 당선 직후에도 '친 기업, 친 시장'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좌파 연합 '라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은 프랑스)의 장뤽 멜랑숑은 투표율이 낮았으므로 앙마르슈의 권력은 정통성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며 마크롱의 경제 정책에 '전면적인 저항'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여러 우려 속에서도 마크롱에 거는 기대는 크다. 베렌버그은행의 홀거 슈미딩 이코노미스트는 마크롱이 개혁 의제를 내걸고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정치적 역량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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