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재계 오늘 첫 회동, 미묘한 온도차 좁힐까

기사등록 2017/06/23 06:15:00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주 내 대한상공회의소를 통해 4대 그룹과 만남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2017.06.1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주 내 대한상공회의소를 통해 4대 그룹과 만남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2017.06.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 최고위 경영진이 23일 갖는 간담회에서 재벌개혁 등과 관련, 서로간의 미묘한 온도차를 좁힐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간담회에서는 공정위원회의 수장인 김상조 위원장과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핵심 경영진이 만남을 가진다.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 그룹 수뇌부를 만나는 것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이후 13년 만이다. '재벌저격수'로 불리는 김 위원장이 직접 총대를 멨기 때문에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일환으로 재벌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에 따라 불법 경영승계, 황제경영, 부당특혜, 불공정 갑질 등에 메스를 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역시 "재벌들이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정부의 바램"이라면서도 "계속 어긋나면 공정위뿐만 아니라 행정부의 모든 수단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이미 공정위는 45개 대기업집단의 불법 내부거래 행위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고, 이를 마무리한 뒤에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직권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대기업 조사를 전담할 기업집단국까지 신설되면 공정위의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지만 재계는 문재인 정부가 그리고 있는 밑그림이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인지, 개혁의 선이 어디까지인지 등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이같은 온도차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우선적으로 문재인 정부를 맞아 경제 5단체를 대변하는 새로운 소통창구로 떠오르고 있는 대한상의에선 박용만 회장이 빠진다.

 박 회장은 지난 8일 새 정부와 재계의 상견례 성격을 띠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간담회 자리에서도 일정을 이유로 10여분간 티타임을 가진 후 자리를 떠났다.

 당시 그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늘 해오던 얘기의 연장선밖에 안 된다"며 우회적으로 우려를 드러냈다.

 이번에도 대한상의 대표로는 박 회장 대신에 이동근 상근부회장이 배석한다. 4대 그룹에서도 부회장이 아닌 사장급 인물들이 나선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선 정진행 현대차 사장이, SK그룹에선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LG그룹에선 지주회사인 LG의 하현회 사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재계 맏형인 삼성전자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CFO)이 참가한다는 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그룹별로 경영진의 일정에 따라 참석자가 변동될 수도 있다"면서 "4대 그룹 중 세 곳에서 사장급 인사가 나오는데 삼성에서 부회장급이 나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간담회는 실무진 차원에서의 탐색전 성격의 만남"이라며 "참석하는 4대 기업 사장들이 문 대통령의 의중을 오너에게 전달하고, 이를 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