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차 타자"···8·2 대책 열흘後 신청액 22%↑

기사등록 2017/08/13 06:03:00


정부 대책 발표 이후···하루 평균 3905억 주담대 신청
부동산 값 안꺾이면 대출 수요 계속, 풍선효과 날 수도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꺾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가 전격 강화되기 전에 대출을 먼저 받으려는 '선수요'가 몰리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13일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농협 등 시중은행 5곳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신청 금액은 4116억원으로 발표 이전인 지난 1일(3365억원)보다 약 열흘새 22.31%(751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대책이 발표된 지난 2일부터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청금액은 하루 평균 3905억원으로 대책 발표 이전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발표 당일인 2일에는 대출 신청액이 6701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청건수도 지난 10일 기준 2758건(우리은행 제외)으로 지난 1일보다 309건(12.6%) 더 늘어났다.

 실제 한 시중은행의 경우 2일부터 10일까지 합한 주택담보대출 신청금액이 일주일 전 같은 기간보다 1441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 6·19 부동산 대책보다 강화된 대출 규제가 발표된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이 포함된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가 예정된 만큼 대출을 앞당겨 받으려는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서울시 전역과 과천, 세종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40%로 낮추기로 했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구에 주택담보대출이 1건 이상 있는 경우에는 LTV·DTI는 30%로 더 강화된 적용을 받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 발표 첫날부터 대출을 미리 받아야 되냐고 묻는 경우가 많았다"며 "진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선수요 쏠림'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규제 적용에 유예기간을 두지 않기로 했으나, 정확한 지침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선수요가 늘어난 것으로도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날 중 대출 규제 적용과 관련된 내용을 질의응답(Q&A) 형식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면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사그라들 순 있겠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꺾이지 않는 한 대출 수요 자체가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면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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