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100일①] 코스피 성적 보니···역대 대통령 중 '두번째'

기사등록 2017/08/13 06:10:00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17.05.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17.05.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석 달간 코스피 시장은 거침없이 달리며 연일 새로운 역사를 써왔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강도 높은 세제·부동산 대책 등 정부정책과 북한의 도발, 향후 선진국 통화정책과 같은 변동성은 우리 증시를 요동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5월10일(2270.12)부터 13일 현재(2319.71·11일 종가 기준)까지 코스피 지수는 49.59포인트(2.18%) 증가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100일 주가변동폭과 비교하면 두 번째에 해당하는 순위다. 더욱이 재부각된 북한 리스크 등으로 지난 8일부터 나흘간 주가가 79.04포인트나 빠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좋은 성적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4대부터 19대까지 역대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코스피 지수가 가장 크게 오른 기간은 'MB정부' 때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일인 2008년 2월25일(1709.13)부터 100일 후인 같은 해 6월3일(1819.39)까지 코스피는 100.26포인트(6.45%) 상승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경우 통상 '취임일에는 주가가 하락한다'는 징크스를 깨고 취임 첫 날 22.68포인트나 뛰어오르며 1700선을 회복한 유일한 사례로 남아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도 각종 악재 속에서 비교적 선방했다. 이전 DJ 정권에서 온 카드사 부실 사태에 SK그룹의 대규모 분식회계사건 외에도 이라크 전쟁 우려와 북핵 문제 등 외부 요인까지 겹쳤지만 100일간 47.75포인트(8.1%) 올랐다. 노 전 대통령의 취임일인 2003년 2월25일 592.25였던 코스피 지수는 같은해 6월4일 640.27로 상승했다.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때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당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말기 초래한 IMF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이어받아, 강도 높은 부실 기업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했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취임 후 100일간 183.92포인트(35.6%)나 하락했다. 1998년 2월25일 516.38에서 같은해 6월3일 332.46으로 고꾸라졌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키프로스 구제금융 사태와 중국의 경기 둔화 조짐, 북한 리스크 등의 악재에 취임 후 100일간 코스피지수가 11.01포인트(0.55%) 하락했다. 2013년 2월25일 2000.52였던 코스피 지수는 2013년 6월4일 1989.51로 밀려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코스피 지수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해 왔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세, 달러화 약세 등 우호적인 대외 환경과 더불어 코스피 상장사들의 탄탄한 2분기 실적과 신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이 모두 맞물린 결과다.

문 대통령 취임 첫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2.64포인트(0.99%) 하락했지만, 8거래일 만인 지난 5월22일 종가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2300선을 넘어선데 이어, 한 달 보름여만인 지난달 13일엔 2400선의 문턱도 넘었다.

이에 코스피 시가총액도 취임 첫날 1476조2210억원에서 13일 현재 1503조6260억원으로 27조4050억원(1.86%) 불어났다.

업종별로는 지난 석달간 의료정밀(24.61%)이 가장 많이 뛰어올랐다. 이어 은행(16.77%), 찰강금속(13.84%), 의약품(11.81%), 보험업(9.17%), 금융업(8.49%), 통신업(8.48%)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특히 이중에서도 문재인 정부 수혜주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지난 100일간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을 살펴보면 2차전지 소재사업을 일진머티리얼즈가 석달 사이 108.01% 뛰어올라 서울식품우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폭이 컸다.

이밖에 코스모신소재(107.7%), 코스모화학(94.37%), 성문전자(62.05%)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이 모두 상위종목에 올랐다. 이는 정부가 앞서 내놓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로 한 영향이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도 전기차시장 육성을 위한 정책을 내놓으면서 전기차와 2차전지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뛰어오르고 있다.

또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들도 관심을 받으며 태양광업체인 웅진에너지가 50.67%나 상승했다. 그런가하면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공약한 '치매 국가책임제' 본격 시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의약품주 중에서도 치매질환 관련 대표주로 꼽히는 명문제약과 환인제약이 각각 17.71%, 10.11% 상승했다. 치매치료제를 연구 중인 제일약품 주가도 이 기간 동안 6.36% 올랐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여건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고 올해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기업 실적이 큰 폭으로 좋아진 점 등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라며 "아직 (새 정부의)정책과 연결하긴 어렵지만 기대심리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코스피는 털썩 주저앉기 시작했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대책과 세제개편안에 다음날인 지난 3일 코스피는 무려 40.78포인트(1.68%)나 급락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미국의 갈등도 고조,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가뜩이나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시즌 종료 등 상승 모멘텀이 줄어든 시점에서 불거진 각종 악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빌미를 제공하며 코스피에 상당한 부담이 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말폭탄' 설전이 불거진 지난 8일(현지시간) 이후 나흘간 코스피 지수는 79.04포인트 하락하며 2300선도 위협받고 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49조4350억원이나 빠져나갔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북한 문제는 일단 일시적으로라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시장의 금리나 유동성 정책이 어떻게 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대외변수로, 선진국 주가가 엎어지는 형태가 되면 우리 증시도 힘을 쓸 수가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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