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100일②]코스피 그늘에 가린 코스닥…빛 볼까?

기사등록 2017/08/13 06:10:00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북한과 미국의 무력 충돌 우려가 높아지며 코스피가 2340선 밑으로 떨어진 10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92p(0.38%) 내린 2359.47로 마감됐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2.83p(0.44%) 내린 640.04로 마감됐다. 2017.08.1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북한과 미국의 무력 충돌 우려가 높아지며 코스피가 2340선 밑으로 떨어진 10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92p(0.38%) 내린 2359.47로 마감됐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2.83p(0.44%) 내린 640.04로 마감됐다. 2017.08.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최근 북핵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며 조정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그동안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연일 경신하는 등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한층 탄력이 붙은 양상이었다.

 그러나 코스닥은 중소기업에 우호적인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당초 기대와 달리 여전히 온기가 돌지 않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11일 기준 628.34로 올해 들어 0.5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026.16에서 2319.71로 14.4% 상승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두 지수간 격차도 연초 1394.12에서 1691.37로 벌어졌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로 범위를 좁혀봐도 마찬가지다. 코스피는 문 대통령이 취임한 5월10일(2270.12) 이후 2.18% 올랐지만 코스닥은 거꾸로 2.2% 하락했다.

 코스피가 신기록 잔치를 벌이는 동안에도 코스닥은 지난해 12월 형성된 600선 박스에 갇혀 옴짝달싹 못한 셈이다. 게다가 최근 상승장에도 코스닥은 힘을 받지 못하며서 떨어질 때는 더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미국과 북한 간 군사적 긴장감이 국내 증시에 타격을 준 최근 사흘간 코스피는 ▲9일 -1.10% ▲10일 -0.38% ▲11일 -1.69%의 낙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9일 -1.35% ▲10일 -0.44% ▲11일 -1.83%로 코스피에 비해 낙폭이 더 컸다.

 이처럼 코스닥이 본격적인 상승 랠리의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600대 벽에 갇힌 '박스닥(박스권+코스닥)' 신세인 것은 기본적으로 기술주·중소형주 위주인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스피의 상승세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가 주도했다. 그러다보니 덩치가 작은 중소형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에 투자자들이 느끼는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코스닥 대장주 노릇을 했던 카카오가 지난달 10일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이후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피 상위 100개 종목 안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곳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메디톡스, CJ E&M 정도 뿐이다.

 올 들어 반도체와 금융주가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지만 코스닥에서는 그 비중이 지나치게 작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덕분에 정보기술(IT) 업종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75%나 되지만 코스닥은 18.4%에 불과하다. 대신 코스닥 IT업종은 소프트웨어(31.6%)와 하드웨어(27.3%)로 채워져 있다.

 반도체가 포함된 코스피의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올 들어 25.6% 올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코스닥의 IT SW/SVC 지수는 3.4%, IT H/W 지수는 2.05% 오르는데 그쳐 코스피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요인이 됐다.

 또 코스피에서는 금융업이 올 들어 23%의 지수 상승률을 보이며 반도체와 함께 상승장을 주도했지만 코스닥에서는 금융업의 비중이 미미한데다 업종 지수도 9.3% 하락했다.

 반면 코스닥에서 헬스케어 종목의 비중은 24.2%나 된다. 헬스케어와 IT(35.6%) 두 가지 업종이 코스닥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편중돼 있는 것인데 IT 뿐만 아니라 올해 코스닥의 헬스케어 종목도 상황이 그리 좋지 못했다.

 코스닥의 의료·정밀기기 업종 지수는 올 들어 8.7% 하락했으며 제약업종 지수도 0.2% 떨어져 코스닥의 부진을 부채질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상승률 격차에서 업종의 비중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분을 계산했더니 10.9%포인트의 격차 가운데  반도체와 금융으로 인한 부분이 9.2%포인트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랠리가 강화됐던 2014~2015년은 코스피 박스권 정체가 계속돼 상대적으로 코스닥의 투자매력이 컸다"며 "다시 저금리 환경으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헬스케어 관련주의 실적 증가가 뒷받침돼야 코스닥 시장의 추세적 상승을 낙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여전히 주식시장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른바 'J노믹스'가 그동안 코스피 그늘에 가려져 있던 코스닥의 부활을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가 많다. 문 대통령의 대기업·재벌 개혁과 중소기업 진흥책이 내수 위주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코스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문 대통령이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각종 신산업과 벤처기업 육성을 화두로 꺼낸 것도 기술주 중심 코스닥 시장의 수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실제 효과도 일부 나타났다. 지난달 19일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를 위한 청사진을 공개하자 코스닥이 반응한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발표 다음날인 20일 676.51을 기록한 코스닥은 21일 676.6, 24일 677.32로 종가 기준 3거래일 연속으로 연중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의 중소벤처기업부 신설과 같은 성장산업 육성에 방점을 맞춘 정부정책 변화는 그간 코스닥 중소형주 시장의 추세적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모멘텀으로 기능해왔다"며 "신정부 정책 수혜주로서 코스닥 중소형주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신정부의 주요 과제는 주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나 코스닥 시장에 우호적 환경을 뒷받침 해줄 것"이라며 "2013년 이후 주요 글로벌 중소형주 지수의 강세흐름과 달리 나홀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코스닥은 지난 2년 동안 충분한 가격 조정도 거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서서히 글로벌 중소형주 흐름에 동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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