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베네수엘라 대사 추방···"민주주의 복원 위한 단호한 조처"

기사등록 2017/08/12 12:24:15

【카라카스(베네수엘라)=AP/뉴시스】페루 정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디에고 모레로 페루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를 추방키로 했다면서 5일간의 말미를 주었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제헌의회가 지난 8일 카라카스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가운데 카르멘 멜렌데스 의원이 제헌의회 스스로를 다른 어떤 정부 기관보다 더 우선권을 갖는 최고 권력기관으로 선포하는 법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17.8.12.
【카라카스(베네수엘라)=AP/뉴시스】페루 정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디에고 모레로 페루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를 추방키로 했다면서 5일간의 말미를 주었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제헌의회가 지난 8일 카라카스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가운데 카르멘 멜렌데스 의원이 제헌의회 스스로를 다른 어떤 정부 기관보다 더 우선권을 갖는 최고 권력기관으로 선포하는 법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17.8.12.
【카라카스=AP/뉴시스】박상주 기자 =  페루정부가 11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를 추방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에 대해 자국 주재 페루 특사를 추방하는 조처로 맞섰다.

 페루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디에고 모레로 페루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를 추방키로 했다면서 5일간의 말미를 주었다고 발표했다. 페루 정부는 “(모레로 대사 추방은)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복원을 돕기 위한 단호한 조처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페루 의회는 찬성75, 반대 9표로 베네수엘라 주재 페루대사의 소환 안을 가결했다.

 페루 정부는 또한 지난 8일 수도 리마에서 열린 중남미 17개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결정된 베네수엘라에 대한 외교적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중남미 외무장관들은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쓴 채 강행한 베네수엘라 제헌의회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으며, 베네수엘라를 독재국가로 규정했다.

 리카르도 루나 페루 외무장관은 이날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출구는 제헌의회를 해산하고, 모든 정치범들을 석방하며,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는 등 민주주의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페루 정부의 대사 추방 발표가 있은 지 수 시간 후 성명을 통해 “페루 공화국 대통령인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는 베네수엘라의 내정에 끊임없이 간섭함으로써 볼리바르의 조국(베네수엘라)의 적이 됐다”라고 선언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또한 카라카스에 주재하고 있는 카를로스 로시 페루 특사에게 5일내로 베네수엘라를 떠나라는 추방조처를 내렸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리마 주재 자국 대사는 이미 카라카스로 귀국한 상태라고 밝혔다.

【카라카스(베네수엘라)=AP/뉴시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카라카스의 제헌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두로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나 회담하기를 원한다며 호르헤 아레자 외무장관에게 미국과 접촉하라고 지시했다. 마두로는 트럼프에 대해 "어리석은 제국주의자"라고 조롱했었다. 마두로 대통령 뒤편에 델시 로드리게스 제헌의회 의장의 모습이 보인다. 2017.8.11
【카라카스(베네수엘라)=AP/뉴시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카라카스의 제헌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두로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나 회담하기를 원한다며 호르헤 아레자 외무장관에게 미국과 접촉하라고 지시했다. 마두로는 트럼프에 대해 "어리석은 제국주의자"라고 조롱했었다. 마두로 대통령 뒤편에 델시 로드리게스 제헌의회 의장의 모습이 보인다. 2017.8.11
좌파 성향의 베네수엘라와 친미 성향의 페루는 그동안 서로 날선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월가 투자은행가 출신인 쿠친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이후 베네수엘라가 여전히 차비스모(Chavismo, 차베스가 주창한 좌파이념)를 추종한다면서 신랄한 비난을 해왔다.

 더군다나 특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최근 제헌의회 구성을 강행하는 등 독재 행보를 노골화하면서 비난의 강도를 더해 왔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지난 3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큰 골칫덩이인 베네수엘라를 제외하면 중남미는 전반적으로 양탄자 위에 앉아 있는 예의바른 개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쿠친스키 대통령은 미국에 순종하는 개이자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로드리게스 외무장관은 “쿠친스키 대통령은 제국(미국)의 주변에서 꼬리를 흔드는 개 같다. 우리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혼자이며, 미친 사람처럼 미국 주위를 어슬렁거려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독설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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