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실종 잠수함 '폭발음' 발표에 가족들 절망 · 분노

기사등록 2017/11/24 10:26:16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아르헨티나 해군이 실종된 잠수한 산후안호에서 폭발음이 감지됐던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면서, 승조원 44명의 구출 가능성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가족들이 절망을 넘어 분노를 폭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에 따르면, 잠수함이 실종된 이후 마르 델 플라타 해군기지 밖에서 구조소식만을 기다렸던 가족들은 23일(현지시간)해군의 폭발음 발표에 일제히 울음을 터트렸다. 일부는 서로 부둥켜 안으며 슬픔을 나눴고, 일부는 망연자실해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군을 향해 "너희가 죽였다"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탑승 승조원들의 동료인 해군 병사들도 눈물을 흘렸다.

 NYT는 해군의 발표에 아르헨티나 전체가 충격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앞서 23일 해군 당국은 산후안 호가 지난 15일 아침 최후교신을 한 후 몇 시간 뒤에 포착된 수중음파가 1회의 짧고 격렬한 폭발음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엔리케 발비 해군 대변인은 "산후안호에 탑승한 승조원 가족과 친지들에게 이런 정보를 전달했다"며 "수색작업은 산후안호의 행방이 확실해 질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잠수함은 독일에서 도입돼 1983년부터 운항을 시작됐다. 승조원 가족들은 잠수함이 노후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은 잠수함의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9년 디젤 엔진과 전기 프로펠러 엔진 4대를 교체하는 등 업그레이드 작업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승조원 부인은 NYT에 "(군이) 엉터리 잠수함을 운항했다"며 "(폭발음을)몰랐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또 "그들(군과 정부)는 우리를 일주일 넘게 여기에 있게 한 나쁜 놈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지난 2014년에도 산후안이 잠수했다가 다시 뜨지 않는 사고를 겪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들도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사고 발생 초기부터 나왔다. 특히 오스카르 아쿠아드 국방장관은 잠수함 실종 사실을 언론를 보고야 알았던 것으로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아르헨티나 정부가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제도)전쟁을 벌였던 앙숙국가 영국의 수색지원을 제안받고도 12시간 넘게 답을 하지 않고 미루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받아들였다면서, 시간이 지체되는 동안 승조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국 정부와 군 당국은 보도 내용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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