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검'은 제외?…한국당, 특활비 특검 범위 '엇박자'

기사등록 2017/11/24 15:33:24

【인천공항=뉴시스】임태훈 기자 = 방미 일정을 마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17.10.28. taehoonlim@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임태훈 기자 = 방미 일정을 마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17.10.28. [email protected]
   한국당, 국정원 포함 전 권력기관 특활비 특검 당론 채택
  홍준표 "국정원 특활비는 대상 아냐…최경환 비호 안 해"
  '난처한' 정우택 "대표 생각 합리적이면 당론 바꿀수 있지만..."
  친박계 '檢 소환 불응'…친홍 vs 친박 갈등 재점화 가능성

【서울=뉴시스】이근홍 홍지은 기자 = 자유한국당이 24일 국가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특활비) 특검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한 가운데 국가정보원을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를 놓고 뒤늦게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의원총회에서 당론이 확정된 직후 홍준표 대표가 특검 대상 범위에 이견을 제시하며 자칫 당론이 수정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최경환 한국당 의원이 오는 28일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홍 대표가 당론과 최 의원의 사건을 분리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최 의원이 의총에서 동료 의원들의 도움을 호소하면서 친박(친 박근혜)계를 중심으로 국정원 특검은 물론 검찰 소환 불응까지 지지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특활비 특검 대상 설정 문제로 인해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친홍(친 홍준표)과 친박간 갈등이 재 점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홍준표(오른쪽) 대표가 정우택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17.11.0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홍준표(오른쪽) 대표가 정우택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17.11.06. [email protected]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총을 열고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국가 권력기관의 특활비 불법사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병행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또 특검법이 발효되기 전까지는 검찰이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던 홍 대표가 당론의 일부 내용을 지적하며 논란이 촉발됐다.

  홍 대표는 의총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의사 전달 과정에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는데 우리가 특활비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하는 대상은 현재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국정원 특활비는 아니다"라며 "현재 검찰에서 진행하고 있는 특활비 수사를 공정하게 하라는 것이지 수사 물 타기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약 1시간 만에 또다시 글을 게재해 "저는 현재 검찰에서 최모 의원(최경환)에 대해 진행 중인 국정원 특활비 수사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 국정원 특활비가 과거 정부의 관행이었기 때문에 김대중, 노무현 특활비도 공정하게 수사하도록 특검을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했을 뿐"이라며 "마치 특정 의원을 비호하기 위해 특검 추진을 하는 것인 양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예상치 못한 입장 발언에 당이 술렁이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마친 뒤 뉴시스와 만나 "(홍 대표가 국정원 특활비는 특검 대상이 아니라고 한 것은) 당대표로서의 생각도 있으니 만약 들어봐서 합리적이라고 하면 당론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라며 "단 현재는 (국정원) 특검을 요구하는 쪽으로 당론이 정해져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국정원 특수활동비 1억원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최경환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머리를 만지고 있다. 2017.11.24.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국정원 특수활동비 1억원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최경환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머리를 만지고 있다. 2017.11.24. [email protected]
   그는 "(국정원 특검과) 개인을 결부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며 "모든 수사에 대한 문제점을 알아보기 위해 특검을 생각하는 것이고 특검법이 발효될 때까지 검찰이 수사를 중단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의 수장인 홍 대표가 문제제기를 했지만 실제 당론이 변경될지는 미지수다. 당 내에 최 의원의 검찰 소환을 막아야하는 의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이날 의총에 참석해 "이번 문제로 당에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혼자서는 감당하기에는 억울할 정도로 (검찰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제가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해 달라. 특검법을 발의한다든지 (제가)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장치를 빨리 당에서 만들어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의총이 끝난 뒤 "검찰이 지금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표적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중립성·공정성·형평성이 없다. 그래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수 없다"며 "당 내에서 특검이 도입될 때까지는 검찰 소환에 불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도 "당론으로 특검법을 발의했고 공정한 수사 여건이 되면 얼마든지 조사에 응하겠다"며 "지금은 수사가 매우 편파적이고 불공정하다"고 검찰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뜻을 에둘러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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