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대출금리 1%p 올라도…빚 낸 가계, 감당할 수준"

기사등록 2017/12/14 14:29:08


한국은행, 12월 금융안정보고서 국회 제출
'저소득·50대이상·자영업자' 타격 클 수도
"소득 여건·상환능력 개선 정책적 노력 필요"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대출금리가 1%p 오르더라도 빚을 낸 가계가 소득 등에 비춰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저소득층', '50대 이상', '자영업자'들의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금융안정 상황과 현안을 분석한 '2017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한 뒤 국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가계부채 데이터에서 약 100만명의 차주를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일시적으로 100bp(1.0%p) 오른다는 가정 하에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부담 변화를 1%p미만 부터 5%p 이상까지 구간별로 나눠 측정했다. 그 결과 금리가 1%p 오를 경우 가계대출 차주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평균 1.5%p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 DSR 상승폭이 1%p 미만에 머무는 비중은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절반 이상인 60.9%를 차지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전체 부채에 대한 원리금 상환 부담액을 연소득 대비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비율이 높아질 수록 부담은 커진다. 이 비율이 낮은 가구가 더 많은 만큼, 금리 인상에도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기업부채도 1%p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받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금리가 1%p 오르면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으로 하락하는 기업의 비중이 33%에서 34.1%로 1.1%p 소폭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곳을 의미한다.

한은은 "금리가 1.0%p 올라도 현재 소득과 금융자산, 기업의 영업이익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대체로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됐다"며 "향후 경기 회복에 따라 가계소득과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금리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은 어느정도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가계 빚을 낸 취약 차주다. 금리가 오를 때 DSR 상승폭이 5%p 이상 높아지는 구간을 분석하니 '저소득층(하위 30%)', '50대 이상', '자영업자'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졌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진입하면 이들 차주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높아져 가계빚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소득수준별로 보면 DSR 상승폭이 '1%p 미만'인 구간에서의 저소득층 비중은 17.6%에 불과했으나 '5%p 이상'에서는 32.4%로 불어났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이 같은 비교 구간에서 38.3%에서 53.6%로 확대됐고, 종사자지위별로는 자영업자가 7.1%에서 21.4%로 많아졌다. 다른 계층이 5%p 이상 구간에서 모두 비중이 줄어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층, 혹은 저신용(7~10등급) 차주인 취약 차주들도 마찬가지였다. 금리가 1%p 오르면 DSR 상승폭이 1%p 미만에 해당되는 비중은 6.2%였지만, 5%p 이상 높아지는 비중은 12.0%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 저축은행에서 금리 20% 이상 신용대출을 받은 고위험대출 차주들도 5%p 이상 비중이 32.3%로 1%p 미만(8.0%)에 비해 4배 높아졌다. 그만큼 취약 차주들이 대출금리 상승시 더 높은 빚 부담을 안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한은은 "일부 취약계층의 이자부담 증가 정도가 비교적 큰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가 높은 비은행 고위험 대출을 보유하거나, 취약차주인 경우 금리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소득 여건 개선이나 상환 능력 마련 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41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31조2000억원 증가했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419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31조2000억원 증가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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