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재계 10대 뉴스]한미 FTA·사드 이슈 몰아쳤지만…세대교체로 새 바람

기사등록 2017/12/18 16:21:57

【서울=뉴시스】산업부 = 2017년 재계는 쏟아지는 국내외 빅 이슈로 어느 때보다 격동의 한해를 보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맞물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통보에 술렁였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한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반도체 시장을 앞세운 전자업계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지만, 구속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린 기업 총수들은 사법 칼날을 피해 가지 못했다.

 그렇다고 재계가 웅크리고만 있은 건 아니다. 50대 CEO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는 등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신성장동력 발굴과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올라타기 위한 본격적인 채비를 갖췄다. 2018년 무술년 새로운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이다.

 뉴시스는 18일 올해를 뒤흔든 재계 10대 뉴스를 두 차례에 걸쳐 정리했다.

  ①한미 FTA 개정협상 통보에 재계 술렁

 미국 정부가 지난 7월 한미자유무역협정(FTA)개정 협상 착수를 목적으로 FTA 특별공동위원회 개최를 한국측에 요구했다. 보호무역 기조를 확대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자국 산업에 불리한 방향으로 한미 FTA가 체결됐다고 판단, 취해진 조치다. 한국산 자동차 철강 등이 주요 타깃으로 지목됐다.

 미국은 FTA 폐기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 8월 서울에서 한미 FTA 특별공동위원회가 열렸으나 개정 협상 날짜와 장소 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은 국내 수출 기업의 주요 시장이다. 특히 FTA가 폐지될 경우 자동차와 철강재, 가전제품 등 국내 기업이 제조한 제품에 높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재계는 FTA 체결이 한국보다 미국에 더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거나 무역 장벽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후 우리측 제안으로 열린 2차 공동위에서 정부는 FTA의 상호 호혜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FTA의 개정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정부는 개정 협상 전 절차를 18일 마무리하고 내년에 미국 측과 협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쌀 수입쿼터 확대, 쇠고기 추가 개방, 법률·미디어 개방 등 쟁점 사안을 자국에 유리하게 주장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협상의 귀추가 주목된다.
 
  ②사드 보복 본격화…유탄 맞은 항공·자동차업계 '휘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올 초 본격화한 이후 항공업계와 자동차업계는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당국은 지난 1월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전세기 운항 신청을 거부했으며 중국 국민들의 한국 단체 관광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로 인한 피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가 더 심각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중국에 정기편을 띄우고 있어 손님이 없더라도 운항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한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노선 다변화 전략을 통해 매출 감소를 최소화했다.

 자동차 업계도 사드 보복에 시달렸다. 현대차는 중국 수출 부진으로 인해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이 급감했으며 중국 현지 공장 5곳 중 4곳이 부품 협력사의 납품 거부로 가동을 한때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내 1위 업체인 현대차의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6위의 자동차 강국이라는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중순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방문, 사드보복 철회의 공식화를 이끌어내 사드이슈는 사그러드는 형국이다.

 ③사상 최대 반도체 호황…전자업계 '활짝'

 올해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수출액이 크게 늘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우리나라 누적 수출액은 5248억 달러(지난 1일 기준, 570.9조원)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초호황 흐름을 탄 반도체 부문은 같은 기간 누적 수출액이 883억달러에 달했다. 이 같은 수출 실적은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한 전자업계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올해 3분기에 누적 기준으로 매출 53조1500억원, 영업이익 2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엽이익률은 무려 45.7%에 달한다. SK하이닉스도 1~3분기 누적 영업익 9조2555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익 '10조 클럽' 가입을 예약한 상태다.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도 잘되고 한국경제도 회복되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쏠림 현상에 따른 반도체 착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왔다.  3분기 기존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각각 9조9945억원, 3조6137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에서 48.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인가를 놓고 국내외 증권사들간 전망이 엇갈려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당분간 반도체 시장이 밝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④국정농단 후폭풍에 재계 휘청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불러일으킨 국정농단 사건은 재계에도 상당한 충격을 안겨줬다. 오랫동안 재계를 대표하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사실상 유명무실화 했다.

 사건에 연루된 기업들도 '국정농단 덫'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뇌물 공여 등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 부회장은 삼성 총수로는 처음으로 구속돼 영어의 몸이 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롯데 신동빈 회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뇌물공여 혐의 등을 받는 신 회장은 최근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신 회장은 앞서 경영비리 혐의로 징역 10년을 구형받은 상태다.

 일련의 국정농단 사태로 재계가 잔뜩 움츠러들었다는 평가다. 괜한 오해 시비에 휘말릴까 우려한 나머지 사회공헌 활동이나 정부와의 소통에 소극적이라는 분위기다.

  ⑤'젊은 피' 50대 CEO, 세대교체 바람
 
 2017년 재계 연말 인사는 '젊은 피' 바람이다.

 삼성전자는 연말 인사에서 3대 사업부문장을 50대로 전원 교체했고 사장 승진자 7명도 모두 50대 인물로 채웠다. 부문장 평균 나이는 57세, 전임자 평균(63.3세)보다 6.3세 젊어졌다.

 LG전자도 사장 승진자 3명이 모두 50대로 나타났다. GS와 LS그룹도 50대 신임 사장들을 경영 일선에 전면 배치했다. GS그룹 CEO 평균 연령은 58세, LS그룹 주요 계열사 CEO 평균 연령은 56.7세로 나타났다.

 SK그룹은 지난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 집행임원(CEO)을 대체로 50대로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로 이번 사장단 인사는 소폭에 그쳤다. 다만 신임 임원 가운데 30%가 70년대생으로 평균 연령은 48.7세로 나타났다.

 재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젊은 피'를 대거 수혈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