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0억 달러 유증 결정에 주가 '휘청'…증권가는 '낙관'

기사등록 2017/12/18 18:15:09

【서울=뉴시스】 카카오 CI. (사진 = 카카오 공식 홈페이지)
【서울=뉴시스】 카카오 CI. (사진 = 카카오 공식 홈페이지)
주가 전일 대비 5.61% 하락 마감…"단기 주가 조정 불가피"
증권가 "향후 가치 상승 위한 적극적 투자 결정"…긍정적
"가시적인 M&A 성과 따라 주가 영향 달라질 것"…지적도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035720) 주가는 해외 투자를 위한 유상증자 소식에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장기적으로는 카카오의 기업 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라며 낙관했다.

카카오는 지난 15일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발행되는 신주를 원주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최대 10억 달러의 해외 주식예탁증권(GDR)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GDR이란 세계 주요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발행·유통되는 주식예탁증서로 해외에서 국내 주식을 유통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원활한 유통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국내 기업이 외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유상증자한 주식을 예탁기관에 맡기면 예탁기관이 이 주식을 근거로 GDR을 발행한다.

이번에 발행되는 GDR은 내년 2월2일 싱가포르증권거래소(Singapore Exchange Securities Trading Limited)에 상장될 예정이다. 발행가액과 발행 주식 수는 다음달 8~17일 예정된 수요예측 이후 확정된다.

원주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 GDR이 발행되면 주식 수가 11.1% 증가해 기존 주주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 큰 금액이 증자되는 만큼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진 18일 카카오 주가는 휘청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8000원(5.61%) 하락한 13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에서도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되고 유상증자가 큰 규모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기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동시에 이러한 조정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는 유상증자의 목적이 글로벌 회사와의 인수·합병(M&A)에 있어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에 기반을 둔다.

실제 카카오 측은 이번에 조달되는 자금이 모바일 중심 글로벌 콘텐츠·플랫폼 회사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 관련 국내·외 기업·기술에 투자하는데 사용될 것이라 설명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과거 김기사, 로엔 등 사례를 볼 때 당시에는 우려가 존재했으나 결과적으로 그동안 카카오의 '성장을 위한 투자'는 성공적이었다"며 "GDR 발행 의도가 과거 다른 기업들의 사례와 같이 차입금 상환 등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닌 향후 성장을 위한 적극적 투자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한 시장 선점은 M&A 없이는 불가피하다"라며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기존 주식 희석을 상쇄하고도 남는 M&A 가치 상승 잠재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경쟁 환경에서 카카오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순현금은 4.1억달러에 불과해 M&A를 위한 자금 확보 전략으로 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와 관련, "2016년 로엔 인수 이후 차입금 부담이 늘어난 상황으로 대규모 M&A에 활용할 만한 자금은 부족한 편"이라며 "10억 달러라는 대규모 금액을 조달하기에는 국내보다는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또 네이버의 사례를 들며 카카오의 해외 투자 확대 전략을 긍정적으로 봤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네이버가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통해 신성장 사업에 대한 광폭 투자를 진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 역시 유사 기업들에 투자할 것"이라며 "발행 자금을 통한 M&A로 추가적인 성장 동력 확보가 가능해 주가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네이버는 향후 5년간 국내 콘텐츠와 기술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카카오 역시 기존 서비스와의 시너지 창출 및 AI 신규 서비스 개발·제휴 확대의 관점에서 밸류에이션(valuation)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투자 대상과 투자유치 금액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자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 자금을 마련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향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며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민아·김효식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향후 구체적인 M&A 대상 회사가 공개된 후 밸류에이션과 시너지 효과에 대한 전망에 따라 주가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며 "비싼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주가의 추세적인 전망을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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