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비대·권한 막강해지는 경찰…부작용 우려도

기사등록 2018/01/14 16: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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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이철성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
수사권 밑그림…"경찰은 1차 수사, 검찰은 보완수사"
대기업 비자금 등 특수수사는 여전히 검찰 몫 가능
안보수사처, 국가수사본부 신설…또 하나의 '옥상옥'?
수사 객관성 확보, 경찰 청렴성·신뢰성 강화 전제돼야
일반경찰·수사경찰 분리, 자치경찰 시행으로 '힘' 분산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14일 청와대가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보면 경찰 조직이 비대해진 만큼 경찰권 남용을 막기 위해 '힘'을 분리·분산시키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선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라는 원칙을 갖고 있던 경찰의 기대치를 완전히 충족시키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1차 수사, 검찰은 보충수사…'수사권' 교통정리
 
 청와대가 1차 수사는 경찰이 맡고 2차수사(보충수사)는 검찰이 기소 전 단계에서 보완하도록 해 검경 수사권 싸움에서 일정 부분 '교통정리'를 해줬다.

 대신 검사의 수사지휘나 영장청구권(체포·압수수색) 독점 등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국회로 '공'을 넘겼다.

 일반 형사사건 등에 대한 1차수사를 경찰이 맡도록 하고 검찰은 2차 수사(보충수사)를 통해 기소 전 단계에서 미비점을 보완하도록 한 점은 경찰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도 있다.

 검사의 지휘·감독 없이 경찰이 수사 개시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금도 대부분의 일반 형사사건은 경찰이 1차수사를 하고 있어 현행 수사 관행과 실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특수수사는 여전히 검찰의 1차적 수사를 가능하도록 해 생색만 낸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올 수도 있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에 대비해 검찰 못지 않은 수사력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삼성·한진 총수 비리, KT 불법 정치자금 의혹,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 뇌물 의혹, 코레일 입찰비리, 기상청 용역업체 뇌물 의혹, 대림산업 공사 비리 등 대기업 및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만약 영장 청구권 등 검사의 권한에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검찰이 계속 특수수사를 '독점'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될 수 있다.

 실제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두 번이나 반려한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경찰 안팎에서 '대기업 수사는 검찰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에 기인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았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조국 민정수석이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정원, 검찰, 경찰 개편 방향 등 '권력기관 구조개혁 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8.01.14. amin2@newsis.com

 ◇조직·권한 거대해지는 경찰…부작용 우려도
 
 가칭 '안보수사처' 및 '국가수사본부' 신설에 따른 조직 비대화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관 이관에 따라 경찰이 대공수사를 독점하는 가운데 안보수사처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매머드급' 대형 공안 수사 기관이 탄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국가수사본부(가칭)는 수사의 객관성 확보 및 경찰의 청렴성, 신뢰성 강화라는 목적 하에 청와대가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옥상옥'에 불과하다는 회의적인 평가도 만만찮다.

 국가수사본부는 경찰청장(차관급)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지 않는 만큼 본부장의 직급은 장관급이 유력해 보인다. 자칫 고위직 자리를 더 늘리는데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이러한 비대해진 경찰 조직의 부작용을 의식한 듯 청와대는 수사경찰과 일반경찰을 분리했다. 수사경찰은 국가수사본부의 지휘를 받는 대신, 일반경찰(국가치안·경비·정보)은 경찰청장 밑에 두게 된다.

 자치경찰제는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광역단위의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 지역 치안·경비·정보 업무나 성폭력·가정폭력 등의 일부 사건을 맡게 된다.

 자치경찰이 국가경찰을 대신해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주민 밀착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민주적 통제를 받을 만한 장치를 충분히 마련하지 않고 시·도지사 밑에 둘 경우 수천명 이상의 경찰력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에 자칫 권한 남용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또 자치경찰본부장직을 개방직으로 두고 운용하더라도 경찰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 경찰 고위직만 늘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각 시·도별로 지역 규모나 특성 등에 따라 재정 여건이 다른 만큼 자치경찰 예산 확보·집행 과정에서 논란이 일 수 있다.

 만약 국가가 각 시·도에 자치경찰 예산을 지원하면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반면 각 지역별 재정 여건에 따라 자치경찰 예산 규모가 결정된다면 지역마다 치안 수준에 차이가 클 수 있고 무엇보다도 '돈'에 의해 치안이 좌지우지된다는 불만이 나올 수도 있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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