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살 찌르는 추위에 출근길 고통…"밖에 나가기 무섭다"

기사등록 2018/01/24 11:15:19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 중이고 서울은 올 겨울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2018.01.24.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 중이고 서울은 올 겨울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2018.01.24. [email protected]

서울 체감온도 '-22.6도' 전국 곳곳 최저기온
출근길 시민들 롱패팅·핫팩·장갑으로 중무장
"너무 추워서 출근길이 고통…살갗이 아려요"
서울 지하철 1호선 출입문 고장까지 잇따라

 【서울=뉴시스】사건팀 = "너무 추워서 출근길이 고통스럽네요."
 
 24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16도까지 떨어지는 등 올 겨울 최강 한파가 전국을 강타했다. 칼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서울 -22.6도, 인천 -24.9도, 충주 -21.2도, 대관령 -35.8도 등을 기록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와 장갑, 목도리 등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날 오전 7시20분께 서울 마포구의 한 횡단보도 앞. 두툼한 외투를 입고 마스크를 끼는 등 중무장한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신호가 바뀌기만을 기다렸다. 이들은 장갑을 끼거나 외투 속에 손을 푹 찔러넣으며 추위를 피하기 위해 애썼다. 인근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시민들 입에서는 '세상에' '살갗이 아리는 것 같다' 라는 말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광화문에서도 시민들은 고개를 모두 푹 숙이거나 패딩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쓴 채 직장으로 발걸음을 바쁘게 옮겼다.

 긴 패딩점퍼를 입은 채 출근하던 시민 황모(31·여)씨는 "한동안 롱패딩을 입다가 이제 입을 일이 없을 것 같았는데 다시 꺼냈다"며 "오늘은 낮에도 -10도라고 하니 점심도 굳이 멀리 나가서 먹지 않고 회사 빌딩 안에서 샌드위치를 시켜먹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버스정류장에서는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전광판을 애타게 바라봤다.  휴대전화로 통화하거나 한숨을 내쉬는 시민들 입에서는 하얀 김이 피어올랐다.  버스를 탄 시민들도 한기가 여전한 듯 손난로를 매만지며 언 손을 녹이거나 목을 외투 속으로 파묻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서울 지역에 한파 경보가 내려진 24일 오전 서울 성동구 옥수초등학교가 개학을 해 학생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등교를 하고 있다. 2018.01.24.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서울 지역에 한파 경보가 내려진 24일 오전 서울 성동구 옥수초등학교가 개학을 해 학생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등교를 하고 있다. 2018.01.24. [email protected]

 노후화한 차량이 많은 지하철 1호선 객실 곳곳에서도 난방이 다소 열악한 탓인지 몸을 잔뜩 웅크리며 추위에 떠는 시민들이 보였다.

 지하철 안내방송에서 승무원이 "객실 난방장치를 최대로 가동하고 있다"며 연신 양해를 구했지만 일부 승객들은 코를 훌쩍이거나 목도리를 칭칭 둘러매 눈만 내놓았다.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는 잇따라 열차 고장이 발생해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오전 6시15분께 구로역에서 인천행 열차에서 출입문 고장이 발생해 운행이 4분 지연됐다. 오전 8시15분께에는 금천구청역에서 광운대행 열차가 출입문 고장으로 10분 가량 운행이 지연됐다. 이에 열차에서 하차한 승객들은 지상역에서 다음 열차를 기다리며 추위에 떨어야 했다.

 시민들은 온갖 중무장에도 추위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토로했다.

 잠실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35)씨는 "주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편이라 날씨가 추워도 평소 내복을 입지 않는다. 이번 겨울 역시 한번도 내복을 입지 않았는데 오늘은 너무 추워서 후회가 된다"며 "내일은 꼭 내복을 입고 나올 생각"이라고 전했다.

 직장인 정모(39·여)씨는 "옷을 여러겹 껴입고 목도리에 장갑까지 했는데도 여전히 춥다. 바람 때문인지 얼굴도 따갑다"라며 "얼른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토로했다.

 한파가 심하긴 하지만 덕분에 최근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가 물러간 것을 반기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황모(29)씨는 "어제보다 춥다는데 바람은 전날보다 적게 부는 것 같다. 어제보다 더 단단히 입고 핫팩도 하나 들고 나와 오히려 덜 추운 것 같다"며 "날씨는 추워도 미세먼지는 심하지 않고 공기가 맑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인 24일 경남 거창군 가북면 개금마을의 한 가정집 처마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2018.01.24. (사진=거창군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인 24일 경남 거창군 가북면 개금마을의 한 가정집 처마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2018.01.24. (사진=거창군 제공)[email protected]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자 기상청은 한파특보를 발효했다.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세종, 대전, 인천(옹진군 제외), 서울, 경상북도 경북북동산지·영양평지·봉화평지·문경·청송·의성·영주·안동·예천·상주·김천·군위, 충청북도, 충청남도 서천·계룡·홍성·예산·청양·부여·금산·논산·아산·공주·천안, 강원도 강원북부산지·강원중부산지·강원남부산지·양구평지·정선평지·평창평지·홍천평지·인제평지·횡성·춘천·화천·철원·원주·영월·태백, 경기도, 전라북도 임실·무주·진안·완주·장수 등에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울산, 부산, 대구, 광주, 인천(옹진), 경상남도(남해·거제·통영 제외), 경상북도 울진평지·청도·경주·포항·영덕·칠곡·성주·고령·경산·영천·구미, 전라남도 장흥·화순·나주·영광·함평·영암·해남·강진·순천·보성·장성·구례·곡성·담양, 충청남도 당진·보령·서산·태안, 강원도 삼척평지·동해평지·강릉평지·양양평지·고성평지·속초평지, 서해5도, 전라북도 순창·남원·전주·정읍·익산·김제·군산·부안·고창 등에는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한파경보와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각각 15도, 10도 이상 하강해 3도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또 아침 최저기온이 각각 -15도, -12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도 내려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추위는 당분간 이어지면서 중부지방과 일부 남부내륙에는 아침 기온이 -15도 이하로, 그 밖의 지역은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며 "낮 기온도 영하권에 머물러 매우 춥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서울을 비롯한 내륙 곳곳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 한강 바위에 얼음이 얼어 있다. 2018.01.24.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서울을 비롯한 내륙 곳곳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 한강 바위에 얼음이 얼어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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