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스파이 피격 배후 지목한 러시아에 고강도 제재 나서나

기사등록 2018/03/13 10:47:37

【런던=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자국에서 발생한 전 러시아 이중첩자 암살 시도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로 공식 지목했다. 메이 총리는 12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지난 4일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솔즈베리에서 러시아가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공격을 당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2018.03.13
【런던=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자국에서 발생한 전 러시아 이중첩자 암살 시도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로 공식 지목했다. 메이 총리는 12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지난 4일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솔즈베리에서 러시아가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공격을 당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2018.03.13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자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해 러시아 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린 가운데 영국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세르게이 스크리팔 피습 사건 배후로 지목되면서 영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1980년대 냉전 이후 최악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번 사건과 가장 유사한 사례는 2006년 영국에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알렉산더 리트비넨코 독살 사건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비판적이었던 리트비넨코는 2006년 11월 런던 밀레니엄 호텔에서 고도의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210이 들어간 홍차를 마신 이후 사망했다. 메이 총리가 당시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2006년 당시 메이 총리는 내무장관이었으며 영국은 러시아 일부 자산을 동결하고 정보 협력을 중단했으며 일부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다. 영국 정부가 러시아에 24시간 안에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했지만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오히려 자신들의 언론이 만들어낸 가짜 뉴스의 피해자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정부는 스크리팔 피습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제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국이 검토하고 있는 제재 조치는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 추방 ▲러시아 공영방송 RT의 영국 내 방송 허가 철회 ▲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잉글랜드 대표팀 불참 ▲국제금융망인 스위프트 은행 송금 시스템에서의 러시아 제외다.

 메이 총리는 이번 사건에 러시아가 개입했다고 밝힘과 동시에 유럽연합(EU)과 미국에 협조를 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꼬이고 있는 브렉시트 협상과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에 대한 모순된 태도는 영국 외무부에 도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영국은 유럽에서 반 러시아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지난 12월 열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간 회담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EU 국가들도 자신들의 어젠다와 무역적 이익에 따로 움직이고 있다.

【런던=AP/뉴시스】영국 보건당국이 11일(현지시간)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전직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부녀가 식사했던 식당 방문자들에게 예방 조치를 요청했다. 경찰들이 지난 10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전직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부녀가 식사했던 식당이 있는 솔즈베리 인근 하넘에 있는 응급구조대 사무소에서 방호복을 입고 현장 수사를 준비하고 있다. 2018.031
【런던=AP/뉴시스】영국 보건당국이 11일(현지시간)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전직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부녀가 식사했던 식당 방문자들에게 예방 조치를 요청했다. 경찰들이 지난 10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전직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부녀가 식사했던 식당이 있는 솔즈베리 인근 하넘에 있는 응급구조대 사무소에서 방호복을 입고 현장 수사를 준비하고 있다. 2018.031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EU는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피로도에 빠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EU 경쟁이사회 (COMPET)는 12일 러시아에 대한 기존의 제재를 연장했다. 이에 비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8일 치러지는 러시아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승리하면 2015년 체결된 민스크 협정 이행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며 관계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임자인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과 달리 러시아의 시리아 정책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러시아에 우호적인 극우·포퓰리즘 정부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EU의 제재로 지난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정보기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은 경제 정책의 실패를 서방의 제재에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영국에서 발생한 이중첩자 독살 시도와 관련해 "영국에서 먼저 사건에 대한 논의를 끝낸 뒤 이야기하자"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12일 인테르팍스 통신에 "영국은 사건에 대해 러시아와 공식적인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자체적인 조사를 끝내야 한다"며 "영국 편에서 사건을 정리하라. 그 뒤 우리는 영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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