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봄...심심산천에 꽃 잔치...벚꽃만 보러 가기 없기

기사등록 2018/03/23 11:51:37

최종수정 2018/03/31 19:18:02

【서울=뉴시스】전남 광양시 매화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시스】전남 광양시 매화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동장군이 부린 마지막 심술인 꽃샘추위도 어느덧 끝나고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매년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봄은 정말 짧다. 순간은커녕 찰나 수준이다. 그래서 더 소중히 느껴지고 늘 기다리며 떠나보내기 아쉬운 계절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화창한 봄날이면 들과 산은 늘 인산인해를 이룬다. 황사도 모자라 미세먼지까지 중국에서 날아와 눈도, 목도 고통스러우나 소중한 사람과 함께 짧은 봄을 눈에, 머리에 그리고 마음에 새기려는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봄" 하면 누구나 벚꽃을 떠올리고, 실제 전국 곳곳에서 '벚꽃 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눈을 돌려보면 다른 꽃도 정말 많고, 모두 아름답다. 신라 시대 석학 설총(655~?)이 '화왕계'를 통해 말하지 않았던가. "이 세상 소중하지 않은 꽃은 없다"고.
    
벚꽃 못잖게 아름다운 봄꽃들의 향연을 둘러보자.

◇전남 광양시 매화

'매란국죽'을 아는가. 매화(梅花) 난초(蘭草) 국화(菊花) 대나무(竹) 등 선비의 절개, 지조를 상징하는 식물을 일컫는 말로 사군자(四君子)로 통한다. 그중에서도 선두가 매화다. 매화는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워 봄이 곧 도래함을 알린다. 

매년 이맘때 전남 광양시에 가면 백운산 자락 약 33만㎡ 규모 군락지에서 수천, 수만 송이 매화꽃이 섬진강 물길을 따라 연출한 뭉게구름을 감상할 수 있다. 1997년 시작해 매년 3월 중순이면 100만 명 이상의 발길을 끄는 '광양매화축제' 현장이다.

올해는 20회째로 지난 17일 개막해 오는 25일까지 다압면 매화마을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마을 곳곳에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한 공간이 여럿 있다. 드라마 '다모'의 초막, 영화 '취화선'의 왕대숲 등이다. 이들 작품을 좋아했다면 이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매화마을 대표 관광지는 청매실농원이다. 축제 기간은 물론 사시사철 무료로 개방되니 매화 시즌이 끝났다고 아쉬워하지 말고 매화가 진 뒤 맺힌 매실이 6월 중순까지 익어가니 이를 보는 것도 좋겠다.


【서울=뉴시스】제주 서귀포시 가시리 마을 유채꽃.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시스】제주 서귀포시 가시리 마을 유채꽃.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 서귀포시 가시리마을 유채꽃

 이 땅에서 봄을 가장 먼저 맞는 제주가 봄이면 노란 옷으로 갈아입는다. 유채꽃 덕이다.

유채꽃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마을에서 절정을 이룬다. 가시리 마을 녹산로 주변으로 흐드러지게 피어나 꽃향기가 넘쳐난다.

 올해 '제주유채꽃축제'는 4월7~15일 녹산로와 조랑말체험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유채꽃 퍼레이드로 시작해 유채꽃 뮤직 페스티벌, 버스킹 등이 흥겨운 행사가 펼쳐진다. 유채꽃 화관·디퓨저 만들기 등 재미있는 체험 행사도 마련되고, 먹거리 부스에선 맛있는 제주를 선보인다.

600년 목축문화가 살아있는 가시리 마을의 쫄븐 갑마장길을 걸으면 마치 유채꽃 바다에서 유영하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행사 기간 주말마다 열리는 '주민 해설사와 함께하는 쫄븐 갑마장길 걷기'에는 사전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전북 남원시 바래봉 철쭉. (사진=남원시 제공)
【서울=뉴시스】전북 남원시 바래봉 철쭉. (사진=남원시 제공)
 
◇전북 남원사 바래봉과 봉화산 철쭉

벚꽃이 바람에, 시간에 모두 사라졌다고 아쉬워할 필요 없다. 그렇게 덧없어야 벚꽃이다.

오히려 그렇게 벚꽃을 떠나보내야 내년 벚꽃을 기다릴 수 있다. 어떻게 기다려야 하나 걱정할 필요도 없다. 또 다른 아름다움이 온다. 

4월 하순 '너무 아름다워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만든다'는 철쭉이 남원 바래봉과 봉화산을 물들인다. 이들은 전국에서 가장 넒은 철쭉 군락지로 해발 500m에서부터 시차를 두고 피기 시작해 정상에 이르기까지 5월 내내 장관을 연출한다.

이 중 봉화산 철쭉은 영호남을 잇는 백두대간 길목에 있다. 봉화 터를 기점으로 독특한 층계식 구조여서 멀리서 보면 새빨간 철쭉이 가득한 모양이 마치 불 타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차로에서 철쭉 군락지까지 도보 15분 거리인 데다 코스도 완만해 가족 나들이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바래봉 철쭉제는 4월21일, 봉화산 철쭉제는 4월28일부터 각각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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