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잔차키스 삶·문학...김욱동 교수 '조르바를 위하여'

기사등록 2018/03/23 19:16:11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그리스의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1883∼1957)의 삶과 문학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우리말로 옮긴 김욱동 서강대학교 명예교수가 그동안 해당 작품을 번역하며 연구한 성과를 바탕으로 '조르바를 위하여'를 냈다.

197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카잔차키스의 작품은 '그리스인 조르바'를 비롯해 '선집', 심지어 대규모 '전집' 형태로 여러 차례 소개됐다.

외국 작가의 전 작품이 이토록 빠르게, 또 대대적으로 출간된 예는 쉬이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이례적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만 놓고 봐도 긴 세월에 걸쳐 거의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는 작품은 무척이나 예외적이다.

하지만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생애와 대표작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마땅한 해설서가 부재했다. 이에 김욱동 교수는 새로이 '그리스인 조르바'를 번역하며 지금껏 잘못 읽혀 온 오류를 바로잡고, 작품 명성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작가 카잔차키스' 얼굴을 입체적으로 조형해 냈다.

1946년 그리스에서 첫 출간된 이후 전 세계 수많은 독자의 열렬한 사랑을 받은 '그리스인 조르바'는 지난달 민음사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됐다.

응급의학과 의사이자 에세이스트인 남궁인씨는 이 책의 추천사로 "인생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여섯 번쯤 읽었다"며 "처음 읽었을 때 문학의 아름다움에 경탄했고, 두번째엔 인생의 아름다움에 경탄했다. 그 후엔 문학과 인생이 의심스러울 때 집어 들었고, 조르바는 그때마다 네가 어디쯤 있노라고 알려 주었다. 나는 삶에서 멀어져 있다고 느낄 때마다 조르바를 찾았다"고 썼다.

이어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나를 부끄럽고도 투명하게 만든다"며 "그것을 되새김질하고 있으면 머릿속에 온 우주가 날아와 부유한다. 마지막으로 조르바는 창틀에 손톱을 박고 선 채로 죽는다. 몇 번을 읽어도 가슴이 아리면서 찢어진다. 조르바는 내가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도 알려 준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내이자 영원한 나의 스승"이라고 평했다.

김욱동 교수는 "'그리스인 조르바'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널리 읽히지만 이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소개한 피터 빈의 지적대로 독자들에게 가장 이해되지 못한 작품"이라며 "이 소설은 유명한 만큼 잘못 알려진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온갖 그릇된 정보와 실수, 오해로 얼룩져 있다"며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어 원전이 영어 등 다른 언어를 경유해 무분별하게 중역되면서 문제가 발생했고, 다양한 면모를 지닌 작가의 심오한 내면과 작품 세계가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 채 할리우드 영화나 뮤지컬, 2차 저작물의 인용문 등으로 유통되면서 오해가 가중됐다. 이러한 잘못된 정보와 실수와 오해를 풀기 전에는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책에서 김 교수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깊이 있게 읽는 데 필요한 갖가지 정보를 상세히 들려주고, 이 작품의 의의와 한계까지 함께 들여다봤다.

카잔차키스 작품이 지닌 파격적인 종교관, 니체주의와 베르그송주의, 사회주의와 실존주의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최신 생태주의와 페미니즘의 관점에서도 작가의 문학 세계를 철저히 해부했다. 192쪽, 민음사,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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