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사고 2년]지하철 승강장안전문 내년 4월까지 개선…노후 9개역사 재시공

기사등록 2018/05/23 11:15:42

서울시, 재발방지 안전대책 추진현황 발표

사람투자 늘려 장애·노후 인프라 개선 주력

승강장 유지관리 업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2022년까지 노후전동차 교체에 2.2조 투입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1주기인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강변역 방면 9-4 승강장 앞에 희생자 김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두고간 국화꽃이 놓여있다. 2017.05.28.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1주기인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강변역 방면 9-4 승강장 앞에 희생자 김군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두고간 국화꽃이 놓여있다. 2017.05.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비정규직 외주업체 직원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경종을 울린 구의역 승강장안전문 사고가 발생한지 2년이 지나면서 서울 지하철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생겼다.  

 승강장안전문 안전 담당 외주 정비원을 포함한 서울교통공사의 무기계약직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돼 인력과 시스템 보강이 상당수 이뤄졌다. 

 서울시는 23일 구의역사고 2년을 맞아 구조개혁과 재발방지 안전대책에 대한 추진 현황을 발표했다.

 사람 투자를 늘려 불완전하고 차별적인 노동환경을 바로잡고 장애·노후 인프라를 개선했다. '정시성'보다 '안전'으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 시스템과 매뉴얼도 보강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는 2016년 5월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내선순환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던 외주업체 직원 김모(19)군이 출발하던 전동열차에 치어 사망한 사고다. 이 사고는 단순히 개인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열악한 작업 환경과 관리 소홀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지적됐다. 경찰 조사결과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가 역무실 관리, 감독을 부실하게 했기 때문에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의역사고 이후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핵심적으로 추진한 지하철 안전보강대책은 크게 ▲승강장안전문 안전 강화 ▲안전업무직 외주→직영→정규직 전환으로 안전한 작업환경 보장 ▲전동차 등 노후시설물 개선 등 3가지다.

 우선 승강장안전문의 주요 핵심부품 교체 및 노후역사 전면 재시공을 내년 4월까지 100% 완료해 안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앞서 승강장안전문 작동시 장애요소가 발견됐던 10개 역사의 구조물 개선을 완료했다. 1호선 10개 역사(서울교통공사 관리 역사)는 승강장안전문이 열려있을때 열차가 출발할 수 없도록 제어방식을 개선했다. 기관사가 승강장안전문 고장상태를 쉽게 알 수 있도록 76개 역의 '승무원 안내장치(HMI)'를 LED로 교체해 시인성을 높였다.
 
 또한 지난해 1월에는 주요 핵심부품을 설계할때 국내(한국철도표준규격, KRS)는 물론 국제기준(RAMS)까지 충족하도록 강화된 표준설계기준을 마련해 부품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김포공항 등 전면 재시공 역사에도 RAMS, SIL 등 국제안전기준을 적용했다.

 전수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거쳐 전면 재시공이 결정된 노후 역사 9곳은 내년 4월까지 재시공이 100% 완료된다. 장애물 검지센서 교체(현재 105개 역사 진행 중)와 유사시 안전한 대피로 확보를 위한 고정문→개폐 가능한 비상문 교체도 연내 모두 완료된다.
 
 전면교체 9개 역사(김포공항, 우장산, 왕십리, 군자, 광화문, 방배, 신림, 성수, 을지로3가) 가운데 김포공항역은 올해 4월 재시공이 완료됐다.
 
 또한 구의역사고 직후 가장 먼저 승강장 유지관리 업무를 직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인력·조직을 확충해 이른바 '안전의 외주화'를 바로잡았다. 올해 3월에는 승강장 유지관리 업무를 비롯한 안전업무 5개 분야 무기계약직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직영 전환시 승강장안전문 관리인력을 146명→206명으로 충원(역당 평균 배치인력 1.46명→1.78명)하고, 유지관리 조직(관리반)도 2개→4개로 확충해 현장 출동에 소요되는 시간이 최대 15분(45분→30분) 단축돼 정비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직영으로 전환되면서 이원화됐던 연락체계(정비원↔전자운영실↔관제센터)가 일원화(정비원↔관제센터)돼 소통이 빨라졌다. 인력과 조직이 확대되면서 정비원의 안전과 충분한 정비시간이 확보된 가운데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작업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시는 설명했다.
 
 올해 3월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외주업체에서 근무할 당시와 비교하면 연 급여가 최대 95% 오르는 등 작업자의 처우도 대폭 개선됐다.
 
 구의역사고 피해자인 김 군과 함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비슷한 시기에 위탁사에 입사했던 박모 군의 경우 일반직 전환 후 보수(계획치)가 3980여만원으로 위탁사 근무 당시(연간 약 1940만원)보다 95% 상승했다.

 사고 이후 450억 원을 투입해 승강장안전문 시설물을 개선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안전예산을 전년 대비 1311억 원(23.6%, 5559억→6870억) 증액했다.

 올해 도시철도 최초로 노후시설 개량에 대한 국고보조금 383억원도 확보했다. 양공사 통합 효과로 연 214억 원 이상의 안전재원도 마련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노후 전동차 교체에 약 2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이와함께 철도, 전기, 전자 시설물 등 개량(약 2조원), 스마트 통합관제 구축(약 2조4000 억원), 신호시스템 개량(약 2000 억원) 규모로 노후시설에 대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노후 전동차의 경우 2022년까지 우선 교체되는 610량(2·3호선) 가운데 1차분 200량(2호선)이 현재 차량 반입을 완료해 본선에서 시운전 중이다. 올해 12월 교체 완료된다. 2차분(2호선 214량)은 2020년까지, 3차분(2,3호선 196량)은 2022년까지 완료된다.

 서울시는 노후 전동차 교체와 병행해 교체 완료 전까지 안전 확보를 위해 올해 중대고장 유발 주요기기에 대한 8개 분야 예방대책을 수립해 연중 추진한다.
     
 노후 시설물은 신규 건설 수준의 재원을 투입해 현재까지 ▲전기(전차선로 270km, 송배전설비 828km, 전기실 139개소 등) ▲선로(레일체결장치 약 3.5만개 등) ▲소방(터널 내 연결송수관 25.5km 등) ▲신호(궤도회로장치 1773대, 전선로 174km 등) ▲기계(본선 환기설비 50대 등) 등 개량작업을 마쳤다.

 내진성능과 관련해서는 2020년까지 내진율 100% 확보를 목표로 성능보강이 필요한 53.2km에 대해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며 현재 7.6km(14.2%)가 완료됐다.

 한편 지하철 1~8호선의 운행 전반을 관장하는 '스마트통합관제센터'는 2023년까지 2400억 원을 투입해 구축한다.

 구종원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구의역사고 이후 안전 최우선이라는 방침 아래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해 온 성과가 일정 부분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단 1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을 때까지 주요 사고·장애 3대 요인(노후 핵심부품, 노후차량 및 전력·신호, 종사자 취급부주의)을 지속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기술 활용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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