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103년만에 펄럭이다···되찾은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기사등록 2018/05/23 11:44:00

【서울=뉴시스】 신동립 기자 =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 태극기가 게양됐다. 문화재청은 2012년 매입한 미국 워싱턴DC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을 복원, 22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개관했다.

1882년 5월22일 조미수호통상조약 날짜에 맞춰 문을 열었다.

공사관이 터를 잡은 로건서클 역사지구의 공원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김종진 문화재청장,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 미국 정부·의회 인사, 1882년 당시 공관원인 박정양·이상재·장봉환의 후손, 재미동포와 주민 대표 등이 참석했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한 후 113년 만에 국기를 올린 이는 독립유공자이자 초대 공관원인 월남(月南) 이상재(1850~1927)의 증손이다.

이 건물은 1877년 미국 남북전쟁 참전군인 출신 정치인·외교관인 세스 L 펠프스의 집이었다. 1882년 미국과 수교한 조선은 1889년 2월 이곳에 주미공관을 설치했다. 이후 1893년 시카고박람회 참가 준비 등 외교활동의 중심장소로 16년 간 활용했다. 113년 전 11월 대한제국이 을사늑약으로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기면서 공사관도 기능을 잃었다. 1910년 한일강제병합 직후에는 고작 5달러에 소유권을 일제에 넘기고 말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아프리카계 군인들의 휴양시설과 화물운수노조 사무실, 개인주택 등으로 사용됐다. 2003년 이민 100주년을 계기로 공사관을 다시 사들이자는 움직임이 한때 재미동포사회에서 있었으나 실천되지 못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유산국민신탁을 통해 전 소유자인 젠킨스 부부와 협상, 2012년 10월 매매를 성사시켰다. 102년 만에 소유권을 되찾았다.

현존 대한제국 외교공관을 통틀어 유일하게 제모습을 간직한 단독건물이다. 19세기 워싱턴DC의 30여 외교공관 가운데 내외부 원형이 남아 있는 유일한 건물이기도 하다.

공사관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공개된다. 인터넷 예약(www.oldkoreanlegation.org)과 현장 접수 방식으로 운영한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