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슨 예술감독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 극장 넘어 지역으로"

기사등록 2018/05/23 19:37:00

크리스토퍼 햄슨 예술감독
크리스토퍼 햄슨 예술감독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유럽을 대표하는 명문발레단인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이 23~27일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그림 형제의 동화를 바탕으로 만든 '헨젤과 그레텔'을 선보인다. 1992년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방한과 함께 이뤄진 첫 내한 이후 26년만이다.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은 1959년 설립됐다.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등 고전 기반 작품은 물론 '하일랜드 플링' '로미오와 줄리엣'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 현대 감각의 레퍼토리까지도 아우른다.

이번에 선보이는 '헨젤과 그레텔'은 엥겔베르트 훔퍼딩크(1854~1921)가 작곡한 동명 오페라 음악 위에 발레단의 예술감독 크리스토퍼 햄슨(45)이 안무를 입혔다. 2013년 12월 글래스고의 시어터 로열에서 초연했다. 지역 커뮤니티와 소통하며 탄생한 작품이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그림 형제의 원작 동화가 지니고 있던 일부 잔혹함이 오페라로 바뀌면서 내용이 순화되고 가족을 위한 작품으로 거듭났듯이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의 '헨젤과 그레텔'은 색다른 상상력으로 즐거운 발레극으로 재탄생했다. 그간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발레의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다.

햄슨 예술감독은 개막날 공연에 앞서 LG아트센터에서 "여러 관객층에 다가가는 작업을 원한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품이자 진정 그들에게 속해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극장을 찾는 관객을 넘어, 지역 자체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것이죠."
 
영국 로열 발레 스콜에서 훈련을 받은 햄슨은 2012년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했다. 2015년부터 예술감독 겸 CEO로 재직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 '헨젤과 그레텔'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 '헨젤과 그레텔'
무엇보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더 많은 관객과 만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헨젤과 그레텔'만 봐도 빙글빙글 돌아가는 롤리팝, 달콤함이 가득한 과자의 집, 정체를 알 수 없는 요정과 무시무시한 까마귀들 등 기존 발레팬뿐만 아니라 가족이 즐길만한 아기자기한 요소가 많다.

집단으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야기를 만들고 해석할 때 선입견을 없앨 수 있어요"라는 얘기다. "다 같이 작업하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에서도 새로운 출발점을 찾을 수 있어요."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여러 장르의 공연을 아우르는 것이다. 햄슨 감독은 "오래된 작업에 천착하기보다는 새로운 작업을 하는 것이 특징이죠. 그것이 스코틀랜드 발레단의 유산으로 남길 바랍니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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