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先 비핵화 vs 동시행동' 이견…후속협상 난관

기사등록 2018/07/10 07:47:00

최종수정 2018/07/16 08:55:21

北, 미 비핵화에 따른 구체적 보상 제시 없어 불만

전문가들 "북미 입장차 좁히려는 노력 필요"

【평양=AP/뉴시스】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왼쪽 두번째)이 6일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안내하고 있다. 맨 왼쪽에 서있는 남성은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 임무센터장이다. 2018.07.06
【평양=AP/뉴시스】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왼쪽 두번째)이 6일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안내하고 있다. 맨 왼쪽에 서있는 남성은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 임무센터장이다. 2018.07.06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문 이행방식을 놓고 북미가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양측의 이견을 좁히는 것이 후속회담의 과제가 됐다.

 지난 6~7일 진행된 평양 회담에선 북미정상 공동성명 이행의 첫 출발점이자 양측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협상이 장기화 국면으로 가거나 최악의 경우 판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북미 고위급 회담에선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란 큰 틀에서 미국의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 북한의 '단계적 동시행동' 원칙이 충돌하면서 협상 분위기에 냉기류가 형성됐다.

 회담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된 종전선언 논의를 놓고도 이견이 노출됐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이달 27일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발표하자고 했지만 미국이 '이런 저런 조건과 구실을 대며 뒤로 미루어놓으려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상호 간에 입장차이가 있는데 아직 무르익지 못한 상황이다. 양쪽 다 비핵화 체제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며 "북한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서 비핵화 프로세스와 체제안전 보장 문제를 비롯한 보상 프로세스가 함께 가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조율이 덜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미국의 협상 태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11월 미 중간선거 앞두고 북미 회담의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폼페이오가 비핵화만 강조하고 상응 조치에 대해서는 수동적 태도를 보인 게 결정적인 것으로 계기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동시행동을 상당히 중요시한다. 공동 합의문 4개항 각 조항마다 준비해갔는데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만 주장하고 준비해 간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북한이 싱가포르 공동성명 4개항에 대한 스케줄을 가지고 나왔는데, 미국이 비핵화 시간표와 신고 등 일방적인 비핵화만 요구할 뿐 이에 따른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아 북한의 불만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비핵화 시간표를 먼저 정해놓고 일정한 비핵화가 끝나면 그때되면 보상을 해주겠다는 데 반해 북한은 단계적, 동시적으로 행동을 교환한다는 것을 전제를 깔고 있어 접근 방법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며 "미국이 비핵화 타임라인만 제시하고 비핵화와 함께 가는 북미관계 개선이나 평화체제 등 구체적인 구도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7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 중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1박2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평양을 떠났다. (사진출처=트 대변인 트위터) 2018.07.07
【서울=뉴시스】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7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 중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1박2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평양을 떠났다. (사진출처=트 대변인 트위터) 2018.07.07
  후속 협상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조급함을 간파한 북한이 비핵화 방식에 대해 어깃장을 놓으며 미국과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것을 전망된다.
 
  이에 따라 '비핵화-체제보장'이란 포괄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북미가 후속협상 과정에서 양측이 원하는 것을 주고 받으면서 입장차이를 좁혀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 교수는 "한미가 군사훈련을 중단했으니 북한도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을 해체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2단계는 종전선언-핵 동결선언, 3단계는 NPT 복귀와 신고와 사찰 허용-대북제재 완화, 4단계는 핵물질 및 핵무기 해체-평화협정과 수교 등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이행 대상과 단계론을 준비해서 협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제 첫걸음을 떼는 단계이기 때문에 출발을 하는 과정에서 상호 간에 불신과 입장차가 드러난 것"이라며 "실무 워킹그룹이나 후속협상에서 입장 차이를 좁혀가는 노력들을 북미가 적절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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