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한달①] 갈 길 먼 北 비핵화

기사등록 2018/07/1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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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서 포괄적 합의문 나왔지만 이행조치 답보
북미 후속협상 난항 예상…대화 모멘텀은 유지
"정부 비핵화 대응전략 점검해봐야"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위해 만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8.07.12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북미 최고지도자의 역사적인 세기의 만남 6·12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12일로 한 달이 됐다.

 지난달 12일 오전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이 TV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한국전쟁 이후 70여 년 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이어온 북미 최고위급이 만난다는 점에서, 적대적 관계를 변화하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구축하는 역사적 중대한 모멘텀이 될 것이란 국제사회의 기대가 높았다.

 북미 간 첫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항을 담은 포괄적인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핵심의제이자 미국이 강조해왔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구제적인 조치가 빠져 낮은 수준의 합의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북미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관련한 북한 고위급 관리'가 주도하는 후속 협상을 가능한 한 가장 이른 시일에 개최키로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도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고위급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그려갈 것이라며 신속한 비핵화 이행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미 행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비핵화 후속 고위급 회담을 위한 폼페이오의 여러차례 방북 제의에도 북한은 협상 카운터파트도 정하지 않은 채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였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흘이 지난 뒤 한미는 선제적 연합훈련 일시 중단 발표와 함께 대북제재 유지 조치를 취한 데 대해 북한도 맞교환의 성격으로 미군 유해송환이란 선물을 했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조항의 핵심인 실질적 비핵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회담 및 만찬을 했다고 20일 보도했다. 2018.067.12(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일주일 만인 19일에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대북제재 조기해제에 힘써달라고 요청한고 중국도 이에 호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중 밀착을 가속화했다.

 북한의 시간끌기 행보가 뚜렷해지자 폼페이오 장관에 이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까지 나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라'고 북한을 압박, 북미정상회담 개최 20여일 만에 북미 간 '2라운드 담판'인 북미 고위급 회담이 개최됐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나선 고위급 회담 역시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내 국제사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이번 고위급 회담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였으나 비핵화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또다시 부각됐다.

 미국이 그동안 강조한 비핵화 시간표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와 리스트'도 나오지도 않았고, 비핵화 이행방식에서 '선 비핵화 후 보상체제', '동시행동'이란 원칙이 충돌하면서 회담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형국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미정상회담과 후속 고위급회담은 아직 커다란 성과를 내지 못한 미완의 시도라고 평가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북미정상회담 할때는 '탑다운' 방식을 통해 빠른 속도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행하겠다는 접근이었는데 북한 외무성 담화를 보면 원점으로 돌아갔다. CVID나 신고검증 방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하겠다고 하니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associate_pic4【평양=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미 고위급회담 이틀째인 7일 북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07.07 photo@newsis.com
정상회담에 이은 고위급 후속 회담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미측은 실무회담, 워킹그룹을 가동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의회와 언론이 비핵화 협상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아직 상대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고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부정적으로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오는 9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하거나 또다른 카드를 꺼내들어 다시 한 번 비핵화 이행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우리 정부도 한미가 원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의 차이를 인식하고 앞으로 대응방안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 안보통일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우리가 잘못 판단한 것인지, 아니면 중국을 만나고 태도가 변한 것인가 판단해야 한다"면서 "중국을 공략하면서 문제를 수정할지, 대화모드에서 압박모드로 가져갈 것인지 등을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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