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기다렸다는듯 무더기 발견된 대포폰…미스터리 증폭

기사등록 2018/07/11 16: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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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릅나무출판사 1층에 쌓여진 쓰레기더미
휴대전화 21대·유심카드 53개 무더기 발견
건물주 "쓰레기 처리 부탁받아"…CCTV 없어
왜 굳이 사무실 카페에 버려두고 갔을까
법조계, 증거발견 배경 주목…"입증 필요"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최득신 특별검사보 등 수사팀 7명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1층 현장 쓰레기더미 안에서 발견한 휴대폰 21대와 유심칩을 발견해 공개 했다. 2018.07.10. (사진= 특검팀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모(49)씨 일당의 사무실에서 추가로 발견된 휴대전화 21대와 유심(USIM·사용자 개인정보 등이 저장된 장치) 카드 53개를 둘러싼 의문이 점차 커지고 있다.

 11일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최득신 특별검사보 등 수사팀 관계자 7명은 전날 경기 파주 소재 느릅나무 출판사를 현장 조사했다.

 느릅나무 출판사는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사무실로, 일명 '산채'라 불리며 사실상 아지트로 사용된 곳이다. 특검팀은 '김경수 경남도지사(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가 자신의 사무실로 와서 댓글 조작을 확인했다'는 드루킹 측 주장의 진위와 범행 현장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특검팀은 출판사가 입주한 건물의 주인으로부터 사전 양해를 받은 뒤 오후 2시부터 건물 내부를 조사했다. 앞선 수사 단계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던 경찰 관계자와 함께 범행 현장을 확인했다.

 그러던 중 수사팀 관계자 1명이 건물 1층 카페 앞에 쌓여진 쓰레기봉투 더미를 발견했다. 이 관계자는 쓰레기봉투 더미에 담긴 내용물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봉투를 열었다.

 봉투 안에서 발견된 것은 휴대전화 21대와 유심카드 53개가 담긴 종이 상자였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특검팀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1층 현장 쓰레기더미 안에서 발견한 유심칩 사진을 공개 했다. 2018.07.11. (사진=특검팀 제공)photo@newsis.com
휴대전화는 구형 휴대전화를 비롯해 초창기 버전의 스마트폰 등이 섞여 있었다. 유심카드 53개는 고무줄로 묶여 종이상자에 넣어진 채 쓰레기봉투 안에 담겨 있었다.

 특히 유심 카드의 경우 발견 당시 칩은 빠져있는 형태였고, 경공모 회원들로 추정되는 닉네임이 일일이 펜으로 적혀있었다. 다만 카드마다 개별적으로 부여된 일련번호 등은 그대로 남겨진 상태였다.

 수사팀 관계자들은 뜻밖의 '수확물'에 놀라 건물주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러자 건물주는 "쓰레기 처리를 부탁받았다"고 답했다.

 앞서 건물주는 느릅나무 출판사를 건물에서 빼줄 것을 경공모 측에 요구했다고 한다. 이후 지난 6월15일부터 17일 사이 건물주는 '사무실을 빼고 남은 쓰레기들을 1층 카페에 모아두고 퇴거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수사팀은 건물주에게 연락한 자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은 추가 확보한 휴대전화와 유심 카드가 경공모 회원들 댓글 공작에 사용된 대포폰일 것으로 보고 분석 중이다. 답보 상태인 수사를 진전시킬 수 있는 '스모킹건'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쓰레기봉투 더미가 쌓이게 된 과정은 계속해서 의문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건물 내 설치된 폐쇄회로(CC)TV 자체가 압수돼서 당시 상황이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최득신 특별검사보 등 수사팀 7명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1층 현장 쓰레기더미 안에서 발견한 휴대폰 21대와 유심칩을 발견해 공개 했다. 2018.07.10. (사진= 특검팀 제공)photo@newsis.com
건물주는 수사팀 관계자에게 "경찰에서 CCTV를 갖고 갔고, 현재는 설치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물적 증거 확보가 어렵게 된 셈이다.

 특검팀은 휴대전화와 유심카드 등이 쓰레기봉투 더미 안에 버려진 상태로 방치된 점에 비췄을 때 소유권이 포기된 상태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건물주로부터 임의제출을 받는 형식으로 자료를 확보했다. 적법한 절차이기 때문에 증거능력 부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유심카드 등에 적힌 닉네임과 일련번호 등을 확인해 가입자 인적사항 등을 먼저 확인할 계획이다. 쓰레기봉투 더미가 쌓이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조사를 차후로 미루기로 했다.

 법조계에서는 휴대전화 21대·유심카드 53개 등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무더기로 추가 증거가 발견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수사에서 핵심 증거로 쓰일 수 있는 자료들을 누가, 언제, 왜, 이곳에 버렸는지 등이 밝혀져야 한다는 취지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의심스러운 정황인 것은 맞다"며 "향후 재판에서 인적·물적 증거 등으로 증거 발견 경위 등이 충분히 입증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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