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한달⑤] 전문가들 비핵화 전망 낙관·비관 엇갈려

기사등록 2018/07/12 08: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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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비핵화·北동시행동…협상 난관 원인
"대화 모멘텀 유지" VS "美 중간선거까지만"
"韓 대화국면 지속, 북미 중재 노력 필요"

associate_pic4【싱가포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 후 합의문에 조인한 뒤 각자 서명한 합의문을 들고 퇴장하고 있다. 2018.6.12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미국와 북한의 정상이 만나 비핵화 공동성명을 이끌어낸 6·12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한 달이 지났다.

 북미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포괄적 방향은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아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회의론이 회담 직후부터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북미가 대화 모멘텀을 이룬만큼 후속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 실행 로드맵을 세울 것이라는 기대도 공존했다. 하지만 최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방북에서 진전된 비핵화 논의가 나오지 않자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북미가 비핵화 과정의 다음 단계를 합의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그 원인으로 미국은 선제적 비핵화 조치를 비롯한 속도감 있는 비핵화를 원하는 반면, 북한은 체제보장과 맞물린 단계적 접근과 동시행동을 강조하는 방법론 차이를 지적했다.

 남창희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비핵화 달성이라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고, 북한은 미중 양쪽으로부터 경제원조를 얻는 것이 최선이라 미중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다"며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서로 마음 속 스케줄이 달라서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가 공동성명을 내놓았다는 것은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하고, 합의 이행에서도 동시에 행동한다는 뜻"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해체했고 언론에서 미국에 대한 적대가 사라진 반면, 미국은 선비핵화 후체제 보장을 원했고 그런 태도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비핵화 협상이 실패했다고 결론 내기는 이르다고 관측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 이후 "비핵화 검증 등을 논의할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는 발표로 양측이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겠는다는 인식이 있음은 확인된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화 모멘텀 유지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도 주목했다.

 양 교수는 "북한에는 65년 한미동맹의 근간인 군사훈련 중단을 북미 간 적대행위 중단을 위해서 결단을 내린 것이니 소홀히 하지 말라고 설득하는 한편, 미국에는 남북과 북미가 이뤄낸 종전선언은 가벼운 의미가 아니며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설득하며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associate_pic4【평양=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미 고위급회담 이틀째인 7일 북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07.07 photo@newsis.com
남 교수는 "미국 내 대북경계론자의 회의적 시각 때문에 비핵화 협상이 지체되고 있는데 이들이 남북 화해국면을 양해해주는 구도로 발전하려면 미국이 원하는 동북아 안보구조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며 "한미일 외교장관뿐 아니라 국방장관 수준의 안보협력도 복원해 원활한 한미 소통으로 북한 설득에 공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봤다.

 북미가 타협점을 끝내 찾지 못할 것이며 '원점 복귀'라는 최악의 상황을 경계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까지는 북한 비핵화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겠지만 이후는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나 일괄타결은 미국만의 생각이고, 김정은은 애시당초 단계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해왔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고위급 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오면서 미국이 판정패한 협상임이 명확해졌다"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고 해도 핵시설의 10% 정도만 눈요깃감으로 해체할 수 있다"며 "미국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정보가 없는 나라가 북한이다"고 경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핵실험장 파기라는 성과라도 얻어서 중간선거만 넘기면 유해송환이나 인권 문제에만 얘기하면서 완전한 비핵화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f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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