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봄날의곰 "주택시장, 호시절은 갔다…향후 3~4년 신중해야"

기사등록 2018/08/10 13:16:30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좋은 시절 다 보내고 갈수록 시장 예측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게 뻔히 보이는데, 위험을 떠안을 필요가 있습니까. 향후 3~4년간은 안전을 추구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정부가 쏟아내는 부동산 규제에 주택시장 전반에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최근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재개되면서 투자수요를 자극 중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집값 상승론을 제기하고, 일부 실수요자들은 '막차라도 타야하는 것이 아니냐'며 조바심을 내는 등 시장 상황은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와 유튜브 등을 통해 투자 전문가로 활약 중인 봄날의곰(본명 김영기)은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도 "돈 빌려 집 사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앞으로 3~4년간 지속될 '미국발 금리인상'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라도 해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최근에 펴낸 '부동산 투자 사이클'을 통해 주택 공급량이 늘고 있는 데도 가격이 계속 오르는 이상 현상의 원인을 추적했다. 올해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44만여 가구로 전년보다 17% 이상 많다. 한 해 아파트 입주 물량으로는 1997년 이래 최고다.

 하지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서울-지방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경제 원리인 수요-공급의 법칙이 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초저금리 상황에서 시작된 금융수요 증가, 다시 말해 '유동성의 힘'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수요'라고 하면 인구나 세대를 말하는 것이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하루 아침에 집값이 1~2억이 상승하는 것에 대해 설명이 불가능하다"며 "결국 유동성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지난 2013년 1000조원을 돌파한 지 불과 5년 여만에 1500조원까지 불어났다. 그는 "대출한 금액이 다 어디로 갔을까. 적어도 400조원 이상은 아파트나 외제차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가상화폐) 열풍에 비유하면 한국에서만 유독 화폐가격이 비싼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것과 같다"며 "초저금리로 시장에 돈이 넘쳐나는 데, 너도나도 시장에 몰리니 프리미엄이 붙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집값 상승 기조가 무너지는 것은 이 같은 초저금리 상황이 끝나는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향후 3~4년간 우리나라도 기준금리가 2%에서 향후 5~6%까지 갈 수밖에 없다"며 "부채 상환에 따른 유동성이 빠져나가고, 금리 인상으로 금융 수요가 줄면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글로벌 유동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렸던 세계 주요 도시의 부동산도 가격 조정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 주목했다.

 그는 "이미 올해 최근 몇 년간 상승세를 거듭해온 미국 맨해튼 집값이 진정세를 나타내는 등 글로벌 시장에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집값은 내수시장의 핵심 지표고, 미국 내 수요가 줄면 무역과 금융의 글로벌 개방성이 큰 우리나라로서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봄날의곰은 이미 부동산 투자 사이클이 하강기로 진입했고, 향후 몇 년 내 위기가 찾아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시중에 풀린 유동성은 앞으로 3년 거치가 지나는 시점에 원금 상환까지 얹어져 빠르게 회수될 것"이라며 "여기에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 2021년께 취약층을 시작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추후에 돌아올 재난을 더 키울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금리가 아직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늘릴 수 있다고 쳐도,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감당할 수 없는 대규모 부채를 늘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다시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시장이 돌아온다. 부동산 사이클은 순환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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