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일자리 '빨간불'…韓 가계가 흔들린다

기사등록 2018/08/17 17:43:49

7월 40대 취업자 14.7만 감소…외환위기 수준

구조조정·경기침체 직격탄 맞은 듯

【세종=뉴시스】이윤희 기자 = 40대 일자리 수가 외환위기 시절 수준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일자리 감소폭이 인구 감소폭의 1.5배에 달할 만큼 빠른 속도로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창 가정을 부양할 시기인 40대가 실업 위기에 몰리면 가계 경제가 흔들리고, 나아가 국가경제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7월 4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7000명 감소했다.

40대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하루이틀 일은 아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이미 지난 2015년 11월부터 40대 취업자 수는 계속 감소 중이다.

문제는 증감폭이다. 7월처럼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한 사례는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은 1998년 8월(-15만2000명)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인구구조 변화만으로 설명하기도 힘들다. 지난 5월만 해도 40대 인구 감소폭이 취업자 감소폭을 웃돌았지만, 6월부터는 뒤바뀌었다.

6월의 경우 취업자 감소폭(-12만8000명)이 인구 감소폭(-9만5000명)보다 3만3000명 더 컸고, 7월에는 취업자 감소폭이 인구 감소폭(-10만1000명)을 4만6000명이나 웃돌았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보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용률은 떨어지고 실업률은 높아졌다.

7월 40대 고용률은 79.1%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실업률은 2.5%로 0.6%포인트 치솟았다. 실업자만 따지고 보면 1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9000명이 증가했다.

통계청은 40대 고용난이 심화된 배경으로 임시근로자 감소를 주목하고 있다. 7월 임시근로자는 1년 전에 비해 10만8000명이나 감소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40대 중에서는 임시직의 감소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임시직은 자영업이나 임금근로자인데, 경기적 요인에 의해 제조업이 타격을 받고 그와 관련된 도·소매업쪽도 같이 영향을 받으면서 안정성이 취약한 임시직의 감소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실제 7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7000명 감소했고, 도소매숙박음식업은 8만명이 감소했다.

구조조정과 경기 침체로 인해 제조업 경기가 타격을 받고, 이로인해 연관 산업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일자리 문제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같은 현상이 40대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고용난이 40대까지 전이됐다는 해석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 고용 악화는 다들 알고 있었는데 고용난이 중장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경기가 나빠지는데 고용충격이 가해지니 사람을 고용하지 않게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비용 관련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른 정책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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