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경수 메리츠證 센터장 "현금 확보해놓고 내년 중·후반 위험자산 늘려야"

기사등록 2018/09/1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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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까지 기술적 반등...반등폭은 5% 그쳐
10월께 美경기 꺽이면 韓도 동조화..내년 상반기까지 고전
올해 잠재성장률 2.6%도 위험..금리인상 때 놓쳐
반도체, 초호황에서 호황..실적 4분기부터 둔화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경수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센터점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9.13.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지금은 현금을 확보해놓고 내년 중·후반 정도에 위험자산을 늘리는 전략을 써야 합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3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지금부터 길면 11월 중순까지는 반등이 가능해 보인다. 다만 기술적 반등으로 상승폭은 5% 정도에 불과하며, 2400 전·후반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등 근거는 달러의 방향이다. 통상 달러 강세기에는 한국 증시가 상승할 수 없다.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 약세가 예상될 경우 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러 약세,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외국인이 들어오고 지수가 올라가는게 전형적인 패턴이다.

그는 "그동안 달러 강세의 원인이 무역분쟁이었는데 추가 악재로 작용해 달러 강세를 밀어붙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10월에 환율조작국 발표가 나오는데 다른 통화들이 인위적으로 약세로 밀어붙이기는 부담이다"며 "두 달 정도는 달러 강세가 멈추거나 약세로 가며 외국인의 모멘텀 플레이로 인한 매수, 지수의 기술적 반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역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미국이 2000억 달러의 대중국 관세까진 부과하겠지만 5000억 달러는 미국도 손해, 무역 상대국도 손해이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태도에 따라서 미국의 입장이 바뀔 것이다. 중국이 접고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흥국 금융 불안의 확산 가능성도 낮다. 그는 "신흥국 가운데 경상수지 적자국은 금융 불안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 터키가 제일 안좋고 아르헨티나 등도 전염될 수 있다"며 "다만 경상수지 흑자국인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은 전염이 안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관건은 11월 중순 이후다. 내년에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모든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9월에 정점을 찍고 10월에 꺾일 것으로 예측된다. 11월 중순에 수치가 나오면 경기가 다운사이클에 들어갈 수 있는 걱정이 시작되며 내년 상반까지는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증시가 부진하면 우리나라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 먼저 빠져서 덜 빠질 수는 있으나 동조화되는 조정 구간이 나올 것이다. 상승을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4차산업 혁명의 사이클에 답이 있다. 그는 "현재까지 4차 산업혁명의 대중화를 보여주지 못해서 한 번은 더 사이클이 올라간다고 본다"며 "지금은 사이클이 유지되는 과정에서 조정이다. 진입 기회를 잡기 전에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 투자는 굉장히 귀신 같이 빠져나가아 한다. 점쟁이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 사서 한 두달 사이에 5% 수익을 내고 그 뒤에 팔아서 내년 상반기에 사는 식의의 투자는 어려울 것"이라며 "짧은 주기는 포기하고 다시 주식 비중을 의미 있게 실어서 들어갈 타이밍은 내년 중후반 정도"라고 제언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경수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센터점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9.13. dahora83@newsis.com

◇"내년 기업 이익 160조 예상..반도체 성장 모멘텀 약화"

일각에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마진과 이익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토대로 피크아웃(Peak-out)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내년 전망은 아직 밝다. 그는 "올해 컨센서스가 있는 기업들의 순이익은 150조원이고, 실제 140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내년에는 160조원을 예상한다"며 "올해랑 유사하거나 더 나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8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리먼사태 등을 토대로 한 금융위기 '10년 주기설'도 시기상조다. 단순히 주가의 경험적 패턴에 의한 10년 주기 위기설의 근거는 미약하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과거에는 제조산업에 기반한 주기였고 지금은 당시보다 굉장히 느리고 완만한 회복 속도로 경기와 주가가 상승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지금은 재고 없는 플랫폼 산업 즉 '4차 산업혁명' 상승 랠리로 정의될 가능성이 높다. 4차 산업혁명이 대중화되고 공급 과잉이 돼서 부메랑으로 쇼크가 나와야 하지만 버블이 없어 조정 위기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국내 증시를 이끌어왔던 반도체 업종의 성장 모멘턴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7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1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내려잡고 투자의견을 'HOLD(유지)'로 제시했다. 증권가에서 목표주가가 10만원 이하인 것은 하이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 유일하다.

이 센터장은 "반도체 사이클이 '초호황'에서 '호황'으로 내려왔다. 가격이 조금 내려가겠지만 호황 사이클이 끝났다는 것은 아니다"며 "실적은 3분기에도 잘 나오겠지만 4분기부터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는 아마도 그 뒤에 흐름을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이경수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센터점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9.13. dahora83@newsis.com
◇"한은, 금리인상 실기…하반기 인상시 후폭풍"

이 센터장은 올해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정부(2.9%)나 한은(2.8%)보다 낮은 2.6%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잠재성장률을 2.8% 예상하고 있지만 2.6%까지 낮아질 것으로 본다"며 "한은은 올해 한 번 정도 금리 인상을 할 수 있었는데 때를 놓쳤다. 남은 기간 중에 금리를 인상하면 후폭풍이 커질 수 있어 실책이 될 수 있으므로 하지 않는게 낫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인한 자금 유출 우려에 대해선 "미국과 한국의 자금시장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론적으로 유로존과 미국, 일본과 미국의 금리 격차에 의한 자금 이동이 있다"며 "금리차는 0.5%인데 환율이 1% 이상 움직이면 어떻게 하겠는가. 환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불패론'이 꺼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선 양도소득세 완화를 통한 금융 자산으로 자금 이동 통로를 열여줘야 한다는 제언도 내놓았다. 

그는 "미국은 가계자산의 70%가 금융자산이고, 한국은 부동산이 80%다. 부동산에 노후 대비를 의존하지 않게 하려면 부동산이 금융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를 풀어줘야 한다"며 "부동산을 눌렀을 때 빠져나가게 해야하는데 누르기만 하면 반발심이 커져서 더 버티고 결국 부동산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유망한 투저처로는 해외 주식을 꼽았다. 그는 "이제는 한국 주식만으로 버티기에는 세계가 너무 빨리 변하고 있고, 바깥에서 성장하는 국가와 산업이 훨씬 더 많이 있다"며 "자산운용 측면에서 일정 비중을 해외 주식으로 해야 한다. 어려운 기업을 사는게 아니라 국가의 대표 산업, 대표 기업을 사는게 좋다"고 말했다.

◇이경수(44) 리서치센터장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2001년 삼성증권 입사, 증권업계에 발을 디뎠다. 대우증권 투자증권팀장을 거쳐 2006년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2012년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을 역임했다. 2016년 1월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에 선임됐다. 당시 업계 최연소 센터장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젊고 강한 리서치를 표방하고 있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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