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약속 후 첫 유엔총회…리용호 외무상 입 주목

기사등록 2018/09/25 09:29:00

지난해 유엔총회 美↔北 말폭탄…"완전파괴" vs "후과 치를 것"

北 '비핵화' 국면 강조하며 제재 완화 촉구 예상

【뉴욕=AP/뉴시스】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해 9월23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7.9.24.
【뉴욕=AP/뉴시스】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해 9월23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7.9.24.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이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열리는 제73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난해까지 유엔총회는 북한 핵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대결의 장이었다. 특히 6차 핵실험 직후에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는 전운까지 감돌았다.

 유엔총회 말폭탄의 포문을 연 사람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북한 핵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방어적 차원에서라는 전제를 깔았으나, 발언의 장소가 유엔총회장이었다는 점에서 파장을 더 컸다.

 상황은 엄중하게 전개됐다. 북한은 사상 초유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며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받아낼 것이다. 늙다리 미치광이를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리고 리용호 외무상이 다음 주자로 나섰다.

 리 외무상은 유엔총회 연단에서 "우리 국가의 최고 존엄을 '로케트'와 결부하여 모독하려 했다"며 "우리는 트럼프로 하여금 그가 한 말 이상의 후과, 그가 책임질 수 없을 정도의 후과가 차례지도록 할 것"이라고 맞섰다. 북한은 여전히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을 간과할 수 없는 도발로 여기며 민감하게 반응한다.

 벼랑 끝으로 치닫던 북미 간 신경전은 올 상반기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전환기를 맞았다. 지난 4월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이어 6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정전협정 이래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김 위원장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핵화를 약속했다.

 북한은 올해 유엔총회 연설에 이러한 비핵화 협상 국면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국가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에 들어서게 됐다"며 "국가핵무력은 미국의 핵위협을 끝장내고, 미국의 군사적 침공을 막기 위한 전쟁 억제력이며, 최종 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핵 무력 완성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대신 '핵 없는 한반도'를 목표로 제시하며 전 세계에 재차 비핵화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한은 '전 세계의 비핵화'까지 강조하며 지난날의 핵 무력 고도화 정책이 미국의 핵 위협에 따른 억제력 확보 차원이었음을 강변할 거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이번 유엔총회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부당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비핵화'를 약속한 데 따른 제재 해제를 강력하게 촉구할 거라는 전망이다.

【뉴욕(미국)=뉴시스】전신 기자 = 지난해 9월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북한 UN 대표단이 문재인 대통령 기조연설 전 대화 하고 있다. 2017.09.21. photo1006@newsis.com
【뉴욕(미국)=뉴시스】전신 기자 = 지난해 9월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북한 UN 대표단이 문재인 대통령 기조연설 전 대화 하고 있다. 2017.09.21. [email protected]
리 외무상은 지난해 연설에서 "안보리가 만들어낸 반공화국 결의들의 부당성과 불공정성에 대하여 다시금 상기시키고자 한다"며 "유독 공화국에 대해서만 위성발사를 금지한다는, 핵시험을 금지한다는, 핵무기 개발을 '위협'으로 매도하고 제재를 가하는 이중기준적인 결의를 만들어냈다"고 비난했다.

 리 외무상은 더불어 "우리 공화국에 가해진 반인륜적이고 야만적인 제재로 인하여 평화적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입은 피해, 무고한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한 전체 인민이 당한 피해를 계산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북한은 올해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경제발전 5개년전략 3년차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려고 준비해왔으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영향으로 가시적인 결과물은 내놓지 못했다. 대신 북한은 경제 성과 달성이 '머지않았다'고 선전하며 계속적인 노력 동원을 독려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20일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조속히 비핵화를 완성하고 경제 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최고지도자의 의중은 올해 유엔총회에서 리 외무상의 입을 통해 다시금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 외무상은 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및 북미 2차 정상회담 윤곽을 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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