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초기대응 어려워"…정부, 메르스소송 책임 회피

기사등록 2018/10/11 10: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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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조치 부실' 감사원의 메르스 감사 결과도 부정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2017.09.2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정부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사망자 등 피해자가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 정황이 발견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메르스 손해배상소송 정부 측 소송대리인인 정부법무공단이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소송은 2015년 7월 메르스로 사망한 피해자의 자녀 등 4인이 대한민국과 의료법인 성심의료재단, 서울시 강동구를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으로 지난 8월21일 원고 패소가 확정된 사건이다. 최종판결까지 약 3년1개월 소요됐다.

  정부법무공단은 지난 5월 메르스 피해자가 제기한 국가배상 책임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담은 준비서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신종감염병에 대한 초기대응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부의 태도는 지난 2016년 감사원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18개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메르스사태 감사결과를 사실상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당시 감사원은 '메르스 예방 및 대응실태'에서 "충분한 준비기간과 전문가들의 여러 차례 권고에도 메르스 위험성을 간과하고 지침을 잘못 제정하는 등 사전대비를 소홀히 했고 최초 환자 등에 대한 역학 조사를 부실하게 수행했다"며 초동대응에 실패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또 감사원은 "병원명 공개 등 적극적 방역조치 지연과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방역조치 부실로 대규모 확산을 야기했다"며 확산방지 실패를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에 없는 신종 감영 병으로 이에 대한 지식 및 자료가 부족했다"면서 "지나치게 과밀한 우리나라 응급실의 특수성,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는 불필요한 의료쇼핑 문화, 일반인이 제한 없이 병원에 출입하는 병문안 문화 등은 메르스가 광범위하게 확산하는데 기여했다"고 적었다.

  정부는 준비서면에서 감사원의 지적사항에 대해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의 탄원서를 인용해 "당시 불확실했던 것이지만 메르스 유행이 끝나고 나서야 뚜렷하게 확신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사후 과잉 확신의 오류가 있다"며 간접적으로 반박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지난 10일까지 사망자 및 확진·격리자 등 피해자가 국가와 의료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는 모두 17건이다. 이중 판결이 선고된 건은 6건으로 이중 피고인 국가가 패소한 사례는 1건이다.

  기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부실한 초동대응과 대규모 확산 관리 실패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책임을 느꼈다면 이러한 준비서면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재판 준비과정에서도 정부 당국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피해자의 마음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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