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주민 사면·복권 검토” 文대통령 약속…주민 반응 엇갈려

기사등록 2018/10/11 21: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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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 “주민 화합·상생하는 계기되길”
반대주민 “철저한 진상조사 후 사과해야”

associate_pic4【서귀포=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강정마을 주민과의 대화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8.10.11. photo1006@newsis.com
【서귀포=뉴시스】조수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지난 2007년 제주해군기지 건설 당시 반대 활동으로 연행된 강정마을 주민·활동가에 대한 사면·복권을 적극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이를 두고 주민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문 대통령의 약속이 지난 11년간 지속된 강정마을의 아픔을 봉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린 해상사열식 참석 후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를 찾아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구상권 청구는 이미 철회가 됐다”라며 “사면·복권이 남은 과제인데 관련 재판이 모두 확정 되는대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가 안보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지난 정부에서)절차적인 정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그로 인해 강정마을 주민들 사이에 또 제주도민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주민공동체가 붕괴되다시피 했다. 그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마을 주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마을 공동체가 다시 회복돼야 정부에 대한 신뢰도 살아날 것”이라며 “정부도 믿음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주민 여러분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주민들은 대체로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부 주민은 매우 만족한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기도 했다.

 강희봉 마을회장은 “지난 11년간 갈등과 고통이 심했다.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며 “다만 이번을 계기로 주민들이 화합하고 상생하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바랐다.

 주민 윤찬범(60)씨는 “해군기지 논란이 시작됐을 때 40대였는데 어느덧 60대가 됐다”라며 “문 대통령이 제주 해군기지를 평화의 전초 기지로 만들겠다고 한 이야기가 인상이 깊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문 대통령의 오늘 발언이 그대로 지켜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면서도 “강경하게 반대하는 일부 주민이 없었으면 일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안타까워했다.
associate_pic4【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제주 국제관함식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해상사열이 열리는 11일 오후 제주 강정마을 사거리에서 관함식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및 마을주민들이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로 향하는 길목에서 경찰에 막혀 고립돼 있다. 2018.10.11.bsc@newsis.com
이날 국제관함식 개최를 규탄하며 반대 시위를 펼친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및 시민 활동가들은 문 대통령의 방문이 오히려 마을 주민 간 갈등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관함식 참석이 부적절하다며 간담회에도 불참했다.

 강동균 반대주민회 회장은 “오늘 간담회는 문 대통령의 자기 합리화를 위한 ‘소통쇼’”라며 (간담회에서)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인정했다는데 그렇다면 어물쩍 한마디로 넘어갈 게 아니라 대통령령에 의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정부나 해군의 잘못이 있었는지 철저히 규명하고 그 때 가서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에게 사과하러 온다는 대통령이 육지 경찰까지 동원해 정당한 집회 신고를 통해 의견을 표출하려는 우리를 막아 세웠다”라며 “찬성하는 주민만 앉혀다 놓고 사과하는 게 지난 11년동안 아팠던 강정주민에 대한 진정한 사과인가”라고 토로했다.

 지난 2011년부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에 함께했던 한 활동가는 “문 대통령이 오늘 강정마을 주민 전체를 만나 사과한 것처럼 언론에서 보도가 되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간담회에서 일부 주민만 만나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주민들과 이주민 및 전국 각지에서 온 활동가들은 배제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과도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라며 “해군기지 공사 과정에서 절차적·법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누가 잘못했고 누가 책임져야 할 사람인지를 밝혀 처벌하는 과정이 동반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반대주민회 등은 오전부터 제주해군기지 정문에서 시위를 벌이다 간담회가 열리는 커뮤니티센터까지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히면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07년 이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다 연행된 주민 및 활동가 수는 700여명에 이른다. 이 중 611명이 재판에 넘겨져 실형 및 벌금형을 선고받거나 계류 중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해군은 강정주민 및 활동가 121명을 상대로 공사지연에 따른 구상금 청구소송을 냈으나 지난 2017년 문 정부가 이들에 대한 소송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susi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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