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무역전쟁 등 곳곳에 불안 요인…고개 드는 위기 공포

기사등록 2018/10/12 10: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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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이틀새 5% 넘게 하락…공포지수 급등
2월 폭락 사태 때와 유사…유럽·아시아로 공포 확산
불안 요인 산적…美 금리 상승에 신흥국 자금 유출 가속화
미중 무역전쟁에 "세계경제 하강 국면 전환" 우려도 커져

associate_pic4【뉴욕=AP/뉴시스】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이틀 연속 급락했다. 국채 수익률이 완만하게 하락했지만 주가 방향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거래인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8.10.12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뉴욕 증시가 이틀째 급락하면서 위기감이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 등 곳곳에 불안 요인이 도사리고 있는데다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어 공포감이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13% 하락한 2만5052.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06% 내린 2728.37로, 나스닥지수는 1.25% 밀린 7329.06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10일부터 이틀 동안 5% 넘게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해 2016년 11월 이후 최장기 약세장을 기록했다. 6거래일 동안 하락폭은 7%에 달한다.

 '월가의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2월12일 이후 가장 높은 24.98까지 치솟았다. 변동성지수는 이날 장중 27.37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상황이 지난 2월 초 증시 급락 사태와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미 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격한 긴축 전환에 대한 우려로 2월2일부터 8일까지 8% 넘게 하락했다. 이번에도 미국의 9월 실업률이 49년 만에 가장 낮은 3.7%까지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강화됐고, 이는 채권 금리 상승과 증시 하락의 시발점이 됐다.

 미국의 증시 불안은 유럽과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로스톡스 50 지수는 10~11일 이틀 동안 3.39% 하락했다. 영국(-3.19%), 프랑스(-3.99%), 독일(-3.66%) 등 주요국 지수가 모두 크게 하락했다. 11일 아시아에서는 중국(5.22%)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일본(-3.89%), 홍콩(-3.54%), 한국(-4.44%), 대만(-6.31%)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2월 증시 불안 때보다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 훨씬 커진 상황이어서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지난 2월까지도 하나의 불안 요인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신흥국 경제 불안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올해 들어 3차례나 금리를 올리면서 신흥시장에서는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 가치는 올해 들어 각각 47%와 36%씩 하락했다. 또 파키스탄 루피(16%), 남아프리카 랜드(-15%), 러시아 루블(13%), 인도 루피(13%) 등의 통화도 하락폭이 두자릿수에 달한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발맞춰 채권 수익률도 계속 오르고 있다. 연초 2.4% 선에서 움직이던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최근 3.25% 수준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채권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 신흥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

 또 유럽에서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이탈리아의 재정 불안 등 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들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점도 본격적으로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의 대중 무역 공세는 위협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실제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의 포문으 열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현재까지 2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연간 대중국 수입 규모(약 5500억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미국은 중국이 보복할 경우 2670억 달러(약 300조8000억원) 규모의 관세 조치를 추가로 시행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 같은 미국의 압박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2% 가까이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IMF는 지난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7%로 하향조정했다. 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9%에서 3.7%로 낮췄다.

 IMF는 "현재 세계 금융 시장은 갑작스럽게 위축될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장벽을 더 쌓고 자동차 부문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는 1%, 세계 경제는 0.5%의 (성장률에)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이번 증시 불안이 약세장 전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자산배분 책임자 제이슨 드라호는 11일 월 스트리트 저널(WSJ)에 "미국의 성장률은 여전히 좋지만 우리는 현재 경제 순환주기의 끝부분에 다다라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우리는 더 큰 변동성과 증시 불안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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