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재로 고통받지만 그럭저럭 잘 견딘다

기사등록 2018/10/22 10:59:05

석탄, 해산물 수출 중단됐지만 소비품 생산 증가

일반인 타격 거의 없고 합작사업 제재 영향 없어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7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신항 제7부두에 북한산 석탄을 실어 날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진룽(Jin Long)호가 정박한 가운데 인부들이 석탄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2018.08.11. wjr@newsis.com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7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신항 제7부두에 북한산 석탄을 실어 날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진룽(Jin Long)호가 정박한 가운데 인부들이 석탄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2018.08.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영진기자 =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 19일 북한전문가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이 북한에 대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제재 효과를 분석하는 글을 게재했다.

아브라하미안은 "대북제재의 효과: 나선에서의 관찰"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 주민 일상 생활은 제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지만 올해 정상외교의 성공에 대한 기대가 북한 전역에 확산되지 못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아브라하미안은 북한 사람들에게 경영 및 경제 정책, 법률에 대해 교육하는 비영리 연구소 조선익스체인지의 연구부소장으로 북한을 27차례 방문한 북한 전문가다.

다음은 아브라하미안의 기고문을 요약한 것이다.

"외국인이 방문할 수 있는 도시와 지역에서 제재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지만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 일부 상품의 가격이 다소 오르내리지만 품귀현상은 없으며 소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나선: 경제가 위축됐지만 붕괴되진 않았다.

몇 년전 북한 나진항 제2부두에는 석탄이 가득 쌓여 있었고 빈번이 들고났다. 올해는 15,000톤의 석탄이 쌓여 있지만 이동이 없다. 공기는 깨끗해졌는지 몰라도 항구나 생산자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제재 때문에 수출을 못하고 있습니다." 항구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언젠가는 석탄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지난해 크게 강화됐다. 그러나 방문자들이나 현장 보고서 및 공식 자료들에 따르면 2018년 상황은 다음과 같다: 소비 경제는 전반적으로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봉제업과 합작투자에 대한 제재는 실행되지 않고 있지만 석탄과 해산물 수출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초 평양에서 필자는 "일부 부문이 타격을 받고 있지만 식품 가격이, 의복과 일용품들은 안정적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겨울과 봄에 사람들이 제재로 인해 구매력이 떨어져서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불만을 들었던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주요 품목의 수출은 중단됐지만 외국인이 방문할 수 있는 지역에서 소비품 시장은 상당히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취임한 이래 북한이 계속해서 경공업 부문의 수입대체 정책을 추진해온 때문이다. 북한은 현재 5년 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의류와 식품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중국 의류 수출 피해는 최소한에 그치고 있다.

한편 석탄과 해산물 수출은 분명히 타격을 받았다. 나선에 있는 한 공장은 과거 외국인에게 보여주었으나 현재는 "그곳에서 아무 것도 생산하지 않고 있다"면서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런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당번근무만 하고 있고 근로자들은 다른 곳으로 보냈지만 임금노동자들이 허리를 졸라매고 있다는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제재가 소비에 타격을 주지 않은 이유는 몇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국유 대기업간에 오가는 경화와 개인 수준의 소비가 서로 분리돼 있다. 경화소득의 상당액이 여러가지 이유로 국가 공식 경제 밖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부문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은 대부분 공식 경제에 투입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양강도의 광산은 고통을 겪지만 외부에는 노출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제재가 실제 집행된 기간은 불과 몇 달밖에 안되기 때문에 제재 대상 산업과 근로자들이 복귀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지난 2년 동안 채택된 제재 가운데 합작사업에 대한 제재가 두드러져 보인다. 그러나 북한과 어떤 종류의 거래를 하는지를 추적하고 금지하는 국제적 메카니즘이 없다. 더욱이 상당한 자본을 투자한 중국 사업가들은 제재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업을 평상시처럼 진행하면서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지난 겨울과 봄 제재로 일하기 어려워졌다고 불평하던 평양과 나선 지역의 당국자와 사업가들은 회복되고 있다고 말한다.  외국인 방문자로서 제재의 피해와 회복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전반적으로 "어렵지만 그럭저럭 해나가고 있다"는 것이 분위기를 잘 드러내는 표현이다.

지난 8월 나선의 사업가들은 제8회 국제나선무역박람회에 참가했다. 올해 박람회는 예전의 낡은 선봉문화관이 아닌 나진시에 새로 지은 시설에서 열렸다. 건물 1층과 지하는 쇼핑센터가 들어서 있고 위 2개층이 비어 있다. 맨 위층에 110개의 부스가 설치됐는데 대략 중국과 북한 참가자들이 개설한 것이다.

올해 북한의 국제관계 개선 분위기를 반영하듯, 청진 주재 중국과 러시아 영사들이 개막식에 참석했다. 지난해 러시아는 하위 관리를 보냈고 중국은 한사람도 보내지 않았었다.

중국 참가자들 가운데 많은 수가 베이징에 있는 전시 전문 회사의 주선으로 참가했으며 이들은 지역 시장상황을 살펴볼 목적으로 참가했다고 한다. 이들은 북한이 제재를 당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으며 제재 때문에 거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실망을 드러냈다. 일부는 생각보다 시장이 작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북한과 오래 거래한 한 중국 사업가는 북한에 "어떤 것이라도 내가고 들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북한 기업가운데 새로 설립된 국수공장이 있었다. 국영기업이라고 들었지만 공장분위기는 합작투자와 민간 투자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였다. "국영"과 "민간"의 경계는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라면 공장 생산품은 배급용이 아니라 판매용이다.

수출을 희망하는 많은 북한 기업들이 실제로는 내부 수요만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해지고 있다. 몇년 전 나선에 수출을 위해 설립된 한 신발공장은 국내 수요만으로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기차편으로 생산품을 평양으로 보내고 그곳에서 전국으로 유통된다. 긴급 수요가 있는 경우 트럭을 이용해 보내기도 한다. 평양 인근 평성시에는 많은 상품들을 취급하는 국립유통창고가 있다.

모든 소매상품과 도매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웹포털 사이트 "만물상"이 이용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나선으로 배달되는데 10일이 걸리며 해외 주문도 가능하지만 더 오래 걸린다고 한다.

김정은 치하에서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제재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 국내 생산이 증가하는 것도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모두가 제재가 해제됨으로써 더 큰 기회가 생기기를 바란다. 이 점은 북한에서 가장 개방된 나선시의 경우 두드러진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우리들처럼 매일 뉴스를 보면서 정치문제가 언제 해결될 지를 궁금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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