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노동자들 참사…스프링클러 없고 출입구 불길 봉쇄

기사등록 2018/11/09 10:50:10 최종수정 2018/11/09 11: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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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출입구서 화재 발생…사실상 대피로 완전 차단
스프링클러 미설치 노후 건물, 경보기 작동 불확실
대피자 "3층 사람들 난간 매달리고 뛰어내리기도"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 소방 관계자가 화재감식을 하고 있다. 2018.11.0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인우 안채원 기자 = 9일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 국일고시원 참사는 스프링쿨러가 없는 노후화 건물이었다는 점, 출입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다는 점에서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비가 내린 이날 새벽 이 고시원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오전 5시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고시원 건물 3층에서 불이 나 오전 10시20분 기준 7명이 사망하고 10명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불은 화재 발생 2시간 뒤인 오전 7시께 완진됐다. 사상자 대부분은 50대 후반~70대 초반의 일용직 근로자들로, 당국은 부상자들이 고령인 만큼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불이 처음 난 장소는 3층 출입구와 인접한 301호, 302호, 303호로 당국은 보고 있다.

권혁민 종로소방서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출입구가 있는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는 최초 목격자와 신고자의 말이 있었다"며 "이에 출입구가 봉쇄되면서 대피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불 때문에 결과적으로 내부에 있던 사람들의 대피로가 막힌 것"이라며 "다른 방에 있던 사람들이 나오려고 해도 출입구의 거센 불로 대피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재가 발생한 고시원 건물은 연면적 614.3㎡짜리 건물로 2층 24개방, 3층 29개방, 옥탑 1개방 등으로 구성됐다. 방 안의 가구는 책상과 침대로 단출하다. 가구는 대부분 나무 재질로 알려졌다.

 또 낡은 건물이라는 특성이 피해를 더욱 키운 것으로 보인다. 당국에 따르면 이 고시원 건물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았다. 고시원은 간이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 이전인 2009년 7월 이전부터 운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소방 관계자가 화재 감식을 하고 있다. 2018.11.09. scchoo@newsis.com
비상구는 주출입구 1개, 완강기로 연결돼 방에서 빠져 나갈 수 있는 비상탈출구가 설치돼 있었으나 새벽 시간 자다 깬 고령의 고시원 이용자들이 바로 이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권 서장은 "여기 계시던 분들이 (탈출구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각 방마다 설치된 불길 및 연기 감지기가 화재 발생 시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권 서장은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301~3호실 감지기가 작동했는지 세부적으로 확인하려면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화재 현장에서 대피한 2층 거주자 정모(40)씨는 "5시쯤 됐을 때 불이 났다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2층에 있던 사람들은 다 나와서 건물 맞은 편에서 3층만 보고 있었다"며 "3층에 사는 사람 중 늦게 깬 사람들이 난간에 매달리고 뛰어내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jo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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