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통제하고 굴착기 바닥 파…노량진 舊시장 폐쇄 시작

기사등록 2018/11/19 18:07:08

구시장 주차시설 차량 통제, 굴착기로 바닥 파내

수협 "굴착기로 바닥 파낸 건 폐쇄 상징적 의미"

신시장 이전 후 현재 구시장 상인 127명만 잔류

구시장 "집회 계속…수협은 구시장 관리권 없어"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19일 노량진 구시장 폐쇄작업이 시작된 후 수협 측이 굴착기 2대를 투입해 바닥을 훼손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19일 노량진 구시장 폐쇄작업이 시작된 후 수협 측이 굴착기 2대를 투입해 바닥을 훼손했다.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이윤청 수습기자 = 19일 노량진 구(舊)수산시장의 폐쇄 작업이 시작되면서 수협과 구상인들 간의 갈등 상황이 촉발됐다. 수협은 아직 철거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세우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수협은 지난 17일 신시장 입주신청서를 낸 상인들의 입주가 완료되면서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구시장 폐쇄 조치에 돌입했다.

이날 수협은 옛 시장 주차시설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차량 통제 조치를 시행했다. 출입제한 조치가 이뤄진 시설물은 옛 시장 부지 동쪽 끝에 위치한 주차빌딩과 노들로에 인접한 임시 강변주차장동 등 2곳이다.

또 신시장과 구시장 사잇길에서 구시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굴착기를 투입해 바닥을 팠고, 이 과정에서 구시장 상인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수협 관계자는 "지금 진행하는 것은 구시장 폐쇄 작업이다. 상인들에게 구시장은 안전사고 위험이 있으니 퇴거해달라고 계속 요청해왔고 주차빌딩은 부식이 심해 철골도 드러난 상태라 말뚝을 세워놨는데도 상인 측이 제거했다"며 "별다른 방법이 없어 오늘 상징적인 의미에서 굴착기로 구시장 바닥을 팠다"고 말했다.

앞서 신시장 입주 신청 기간에는 당초 258개 구시장 점포 중 127개가 이전을 신청했고, 이 중 5개 점포가 신청을 철회해 최종 122개 점포의 입주가 완료됐다.

또 구시장 잔류 상인 136명 중 9명은 시장 자체에서 자진퇴거해 현재는 상인 127명만 잔류해 있는 상태다.

이날 오전에는 상인과 수협의 충돌로 경찰이 제지에 나서고 구급차가 출동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10시7분께 노량진 시장으로 출동해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60대 상인 2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구시장 상인들은 충돌 상황에 대해 "수협 측이 용역을 사용해 집회를 방해하고 밀치고 멱살을 잡는 등 상인들을 몰아내려고 했다"고 하는 반면, 수협 관계자는 "수협 직원이 구시장 상인들에게 둘러싸여 폭행을 당한다고 듣고 구조하려고 진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신시장 입주를 신청한 상인들의 이전이 완료되면서 수협이 19일부터 본격적으로 구시장 폐쇄 조치를 시작하며 상인들과의 갈등이 촉발됐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신시장 입주를 신청한 상인들의 이전이 완료되면서 수협이 19일부터 본격적으로 구시장 폐쇄 조치를 시작하며 상인들과의 갈등이 촉발됐다.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되기 전까지 수협과 구시장 상인들의 이같은 대치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시장에서 계속 영업을 하고 있는 김모(57)씨는 "신시장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고 계속 장사를 할 것이다. 박원순 시장이 문제를 해결해주리라 믿는다"며 "또 신시장으로 이주하지 않은 상인들이 많을수록 수협은 부지를 활용 못하므로 손해"라고 말했다.

이날도 집회를 주도한 윤헌주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 공동위원장 역시 "앞으로도 집회를 계속 할 것"이라며 "지난 16일 노량진 비상대책위원회 집행부 13명이 고등법원에서 승소했다. 수협이 구시장 관리권이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수협 관계자는 "철거 계획을 세우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전혀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폐쇄작업을 통해 주차빌딩에 차가 들어가는 것을 막고 명도집행도 해야 동작구청에 철거 허가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부터 현대화사업을 추진한 수협은 구 노량진 수산시장에 대해 4차례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상인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수협은 2009년 시장 상인 측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모든 사항을 합의했지만 일부 상인들이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달 5일부터 구시장 전역에 단전·단수 조치를 취했다.

남아있는 상인들은 신시장 건물의 통로가 좁고 임대료가 비싸 이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화사업이 실질적으로 상인들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시장 입점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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