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음악 연구의 개척자, 이보형 기증자료'전···중앙도서관

기사등록 2018/12/10 12:03:47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국립중앙도서관이 본관 1층 전시실에서 11일부터 내년 2월24일까지 '민속음악 연구의 개척자, 이보형 기증자료'전을 연다. 이보형(83)씨가 기증한 민속음악 관련 자료 1만3000여 점을 선보인다.

10일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보형 선생은 자칫 사라질 수 있었던 우리 음악을 발로 뛰며 기록하고 수집했다"며 "그 노력이 이번 전시를 통해 더욱 빛나길 바란다. 유성기음반의 음원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등 선생의 기증 자료가 민속음악 연구자, 국문학자, 향토사학자와 일반 국민에게 널리 이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현장의 연구자 이보형' '이보형이 사랑한 민속음악' '음악수집가 이보형' '감상 및 체험공간' 등 4세션으로 나뉜다.
'Nipponophone6041-A-장기타령'(1911년). 경기 명창 김홍도·박춘재가 취입한 경기 잡가 장기타령으로 한 면만 녹음이 들어있는 쪽판이다.
'Nipponophone6041-A-장기타령'(1911년). 경기 명창 김홍도·박춘재가 취입한 경기 잡가 장기타령으로 한 면만 녹음이 들어있는 쪽판이다.
이씨가 기증한 자료는 민속음악 관련 도서, 음반(SP·LP·CD), 현장 조사 녹음테이프(카세트테이프·릴 테이프), 현장 조사 기록 수첩, 사진, 공연 팸플릿 등 다양하다.

한쪽 면만 녹음된 초기 음반인 '닛포노폰6041-A-장기타령, 1911년', 최초의 전기 녹음 음반인 '빅터49804-A-보허자-조선이왕직아악부, 1928년', 판소리 명창 송만갑의 박진감 넘치는 동편제 판소리 창법이 잘 드러나 있는 '스타 KS2012-A-고고천변-송만갑, 1937년'은 귀한 음반이다. 최초의 음향기록 매체라 할 수 있는 유성기음반(SP)은 음악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삼현육각'(1984년)
'삼현육각'(1984년)
현장 조사 녹음테이프와 기록 수첩은 이씨가 민간에서 공연된 판소리, 산조, 농악(풍물), 민요, 무속음악 등을 전국 각지를 다니며 채록해 놓은 원자료다. 민속음악 연구자들에게는 보고와도 같은 자료들이다.

기증 자료는 희귀하며, 보존 상태 또한 좋다. 김홍도의 '무동'에서 묘사된 '삼현육각'(三絃六角)은 이보형에 의해 단절을 면한 대표적인 민속음악이다. 삼현육각은 피리 둘, 대금, 해금, 장구, 북의 6개 악기 편성으로 연주되는 음악이다.
민족음악학(1981년) 중 이보형 채보
민족음악학(1981년) 중 이보형 채보
조선시대에는 궁중은 물론, 각 지역 관청에도 악사들이 배속돼 여러 의례에서 삼현육각을 연주했다. 전통문화가 사라지면서 삼현육각 연주도 드물던 70년대 말, 이씨는 전국 각지를 다니며 삼현육각을 기억하는 원로 악사들을 만나 인터뷰와 연주 녹음으로 이를 기록했다.

전시 기간에 '해설이 있는 민속음악회'도 열린다. 14일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 배연형 소장이 '해설이 있는 유성기음반 감상회'를 연다. 내년 1~2월에는 강연회·판소리·국악 공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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