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회찬 의원, 대한민국 인권상 받았다…"약자 위한 삶"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고(故) 노회찬 의원이 국가인원위원회가 수여하는 대한민국 인권상(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노 의원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대성당에서 열린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생전 우리 사회 약자들의 인권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 상을 받았다.

1982년 용접공으로 노동 운동에 투신한 노 의원은 35년여간 노동자·여성·장애인 등의 인권을 먼저 돌보는 행보를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6년 휴식 공간을 잃게 될 위기에 빠진 국회 청소노동자들을 향해 노 의원이 자신의 사무실을 내어주겠다고 한 건 잘 알려진 일화다.

또 2006년 '성전환자의 성별 변경 등에 대한 특별법', 2008년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포함한 차별 금지법' 등을 발의하는 등 성소수자를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최초로 내놓기도 했고, 2005년 이후 매년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이 돌아올 때마다 주변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하기도 했다.

올해 초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적극 지지하며 "권력의 힘으로 강제된 성적 억압과 착취가 침묵과 굴종의 세월을 헤치고 터져 나오는 현실을 보며 정치인으로서, 한 여성의 아들이자 또 다른 여성의 동반자로서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드루킹 특검'이 진행 중이던 지난 7월 드루킹 김모(49)씨로부터의 뇌물수수 의혹이 터져나오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김씨는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3차 공판에서 노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인권의 날' 기념식은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진행됐다.

매년 12월10일은 1948년 유엔(UN) 세계인권선언 채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나라마다 이 선언의 뜻과 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기념식을 진행한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우리나라 인권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1987년 6월 항쟁이 시작된 서울대성당을 기념식 장소로 정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영애 인권위원장을 비롯해 인권시민단체, 주요 종교계 지도자, 각국 외교사절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시립소년소녀합창단 공연으로 문을 연 이날 행사는 배우 권해효가 사회를 맡아 세계인권선언 70주년 맞이 70회 타종, 세계인권선언 30개 조항 낭독, 인권위원장 기념사, 대한민국 인권상 시상 순으로 진행됐다.

최 위원장은 "온라인과 SNS에는 혐오의 말들이 넘쳐나고, 전쟁과 기아의 공포에서 탈출한 난민들은 점점 배척당하고 있다. 여성들은 물리적 폭력을 넘어 디지털 성범죄의 위협에 노출되고, 노인과 아동에 대한 혐오도 일상이 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범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인권위의 혐오차별대응기획단 활동과 인권기본법 제정 노력 및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프라노 임선혜는 괴롭고 힘든 삶의 순간을 위로하는 곡으로 유명한 '아베마리아', 모두가 자유롭고 인간애가 가득한 세상을 꿈꾸는 '넬라 판타지아',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전부터 사랑받았던 노래 '아침이슬'을 불렀다.

인권위는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을 전후로 우리 사회 인권 의식 향상을 위한 전시회와 캠페인 등을 추진 중이다.

이날 하루 동안 포털사이트 네이버 메인화면 상단에 '인권의 날'이라는 스페셜 로고가 적용되며, 16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로비 전시실에서 '세계인권선언 70주년, 대한민국의 인권을 말한다' 전시회, 이달 말까지 모델 한현민의 목소리로 TBS 라디오 차별 개선 캠페인 광고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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