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차례 이상 소변도…고통 속 삶의 질 저하"
"2015년 결석제거 수술이후 올해 10월까지"
병원 측 "과실 인정, 원만한 협의 이어갈 터"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30대 결석 환자 몸속에서 발견된 수술기구. 이 환자는 지난 2015년 광주 모 대학병원에서 결석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지난 10월 같은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기 위해 영상검사를 받는 과정에 당시 수술에 사용했던 기구가 몸속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8.12.18. (사진 = 해당 30대 환자 제공)[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누구에게도 말 못할 고통 속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 2015년 1월 신장 결석을 제거하기 위해 광주 A 대학병원을 찾은 직장인 B(39) 씨.
18일 A 대학병원과 B 씨에 따르면 당시 병원 측은 결석의 크기 등을 고려, 일반적 방법으로 알려진 체외충격파 쇄석술이 아닌 요관 경하 배석술을 통해 결석을 제거했다.
전신마취와 함께 1시간가량 수술을 받고 퇴원한 B 씨는 이후 일상에서 개운하지 않고 무엇인가 마음에 걸리는 데가 있었다.
수술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잔뇨감과 함께 야간뇨 등으로 화장실을 찾는 횟수가 서서히 늘어났다.
근무 중에도 퇴근 뒤 잠을 자다가도 수시 때때로 소변을 봐야 했다. 많게는 하루 15차례 이상 화장실을 찾아야 했다.
운동하고 나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증상도 나타났다.
고통을 견디다 못해 같은 병원을 찾은 B 씨는 전립선에 염증이 생겨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는 진단을 받고 관련 치료를 이어갔다.
하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이 증세가 주는 불편함은 미혼인 B 씨의 일상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근무는 물론 사적 활동까지, 그동안 이어오던 삶 자체가 흔들렸다.
고심 끝에 휴직을 결심한 B 씨는 올해 10월 다시 같은 병원, 같은 의료진을 찾았다. 휴직을 위해서는 병명 등이 기재된 진단서가 필요했던 것이다.
검사를 마친 B 씨는 너무 놀라 자신의 귀와 눈을 의심해야 했다.
영상 촬영 결과 자신의 몸속에서 28㎝가량의 수술용 기구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당시 수술을 맡았던 의사는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곧바로 제거하자'"는 이야기를 건넸다고 B 씨는 설명했다.
3년 9개월 동안 B 씨의 몸속에 있던 수술 기구가 그제야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B 씨도 의사의 권유에 따랐다.
B 씨는 "다니는 직장과 협약 관계에 있어 이 병원을 믿고 찾았다. 누구에게도 말 못할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몸이 주는 불편함 때문에 관련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함은 물론 정신과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힘든 시간이다"고 덧붙였다.
대학병원 측 관계자는 "B 씨의 몸속에서 발견된 기구는 당시 수술에 사용됐던 일종의 부목이다. 이 기구는 결석 제거를 위한 지지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뒤 환자 상태에 따라 1∼2개월 또는 2∼3개월 이후 제거해야 하는 기구이다. 최대 6개월까지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이 기간 내 제거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병원에서도 일정 부문 책임질 방침이다"고 말했다.
또 B 씨에 대한 배상문제에 대해서는 "부목을 제거한 시점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에 따른 부작용 여부를 추적·관찰하는데 그동안의 시간이 필요했다. B 씨가 정상을 회복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인 뒤 원만한 협의 과정을 거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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