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61회 그래미 어워즈' 오프닝에서 버락 오바마(58) 전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55)가 MC인 미국 R&B 가수 얼리샤 키스(38)와 팔짱을 끼고 등장할 때부터 변화는 감지됐다.
오바마는 "모타운을 비롯한 모든 음악 덕분에 내가 하고 싶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모타운은 1960년대 초반부터 세계적인 히트곡을 쏟아낸 미국의 솔 전문 레이블이다. 마이클 잭슨(1958~2009), 스티비 원더(69)의 고향으로 통한다.
오바마는 "어떤 장르를 좋아하든 음악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서 "음악은 존엄과 비애, 희망과 기쁨이다. 모든 목소리, 모든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관객들은 오바마를 향해 큰 환호와 함께 기립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그래미어워즈는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 미투(#MeToo) 운동에 연대의 뜻으로 결연했고, 눈물바다를 이뤘다.
당시 레드카펫에서 상당수 여성 가수들은 반 성폭력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해 하얀 장미를 들고 나왔다. 미국 사회에서 성추행과 성폭력, 성차별을 없애려고 결성한 단체 '타임스 업'을 지지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올해 그래미어워즈에서는 오바마뿐 아니라 그녀와 팔짱을 하고 나온 가수 레이디 가가, 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 가수 겸 배우 제니퍼 로페즈 등 여성 연예인들이 음악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꿨고, 여성 권리를 보호해줬는지를 전했다.
독특한 의상과 음악으로 자주 가십의 대상이 된 가가는 "사람들은 내 외모, 내 목소리가 이상하다고, 내가 만든 음악이 잘 되지 않을 거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음악은 그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음악의 힘을 믿은 덕에 여러분 앞에 설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는 로페즈는 "장소가 어디든 음악을 통해 자유로울 수 있었다", 스미스는 "음악은 우리가 열정을 표현하게끔 한다. 모든 음악이 존경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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