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살인미수' 30대 잡고보니…16억 대출사기 여죄 들통

기사등록 2019/02/12 13:40:37

30대 남성, 작년 8월 여성 흉기로 찔러

압수수색 도중 휴대전화서 수상 정황

타인 주민등록과 면허증 사진 수십장

사기대출·불법렌트 일당 무더기 적발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지난해 8월20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에서 살인미수 사건이 일어났다. 30대 남성이 같은 또래 여성을 흉기로 찌른 것이었다.

용의자였던 우모(33)씨는 범행 직후 아파트 5층에서 투신했지만 목숨을 건졌다. 피해 여성도 곧장 병원으로 옮겨져 다행히 살아남았다. 둘은 당시 금전과 관련한 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경찰은 우씨의 범행 동기 및 사건 경위를 수사하기 위해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혐의가 포착됐다. 우씨 휴대전화에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자동차 사진 수십장이 저장돼 있던 것이다.

예사롭지 않다고 직감한 경찰은 곧장 내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우씨가 캐피털 회사를 통한 자동차 사기 대출과 불법 렌트를 자행해온 것이 드러났다. 그와 얽힌 공모 및 방조범은 무려 40명이 넘었다.

우씨는 결국 지난달 21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우씨에게 살인미수와 특정경제범죄처벌범 위반(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12일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우씨는 캐피털 업체를 통해 외제차를 구매할 땐 비교적 수월하게 대출이 나온다는 점을 악용했다. 외제차의 실제 가치보다 더 많은 대출을 사기로 받아냈던 것이다.

우씨는 이렇게 구매한 차량을 불법 렌터카로 활용했다. 차를 여러대 구입하기 위해 "한 달에 150만원씩 주겠다"고 속여 30여명의 명의를 받아내기도 했다.

우씨는 이런 수법으로 2018년 2월7일부터 7월23일까지 외제차 총 52대를 사기 대출로 구매해 불법 렌털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범행으로 발생한 피해금액은 16억원에 달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 범죄에 가담한 중고차 딜러와 명의를 빌려준 인물 등 42명을 함께 검찰로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미수 사건으로 시작된 조사가 내사로 이어지면서 사기대출 및 차량 불법 렌털에 관여한 범죄자 수십명을 적발하게 됐다"며 "악의적인 의도로 캐피털사의 허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고 공모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캐피털사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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