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美안보 위협…미주리강 홍수로 공군기지 '침수'

기사등록 2019/03/22 17:22:39

네브래스카주 오퍼트 공군기지 건물 80동 물에 잠겨

탄약고와 항공기도 위험해

【햄버그(미 아이오와주)=AP/뉴시스】지난 20일 미 아이오와주 햄버그에서 수위가 높아지면서 픽업 트럭 한 대가 지붕만 남긴 채 불어난 물 속에 잠겨 있다. 미 전략사령부가 위치한 네브래스카주 오퍼트 공군기지 인근 지역도 수위가 2m에 육박하면서 공군기지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기는 등 미 국가안보가 기후변화로 위협받고 있다. 2019.3.22
【햄버그(미 아이오와주)=AP/뉴시스】지난 20일 미 아이오와주 햄버그에서 수위가 높아지면서 픽업 트럭 한 대가 지붕만 남긴 채 불어난 물 속에 잠겨 있다. 미 전략사령부가 위치한 네브래스카주 오퍼트 공군기지 인근 지역도 수위가 2m에 육박하면서 공군기지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기는 등 미 국가안보가 기후변화로 위협받고 있다. 2019.3.22
【오퍼트 공군기지(미 네브래스카주)=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사이클론이 몰고온 폭우로 미 미주리강에서 홍수가 발생하면서 미 전략사령부 가운데 하나가 자리잡고 있는 네브래스카주 오퍼트 공군기지가 위협받고 있다.

홍수가 며칠째 계속되면서 수위가 7피트(2.1m)에 달해 홍수 방지를 위해 군인들이 쌓은 모래주머니들을 곧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오퍼트 기지의 건물 약 80개 동이 이미 물에 잠긴 가운데 민감한 시설들과 탄약고, 항공기 등도 물에 잠길 위험에 처했다. 또 30대가 넘는 항공기들이 홍수를 피해 다른 기지로 이동했거나 더 높은 고지대로 옮겨졌다. 3510m에 달하는 기지 내 활주로 가운데 약 900m의 활주로는 물에 잠겼다.

오퍼트 기지의 시설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데이비드 노턴 대령은 "수위가 놀라운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자칫하면 기지 전체가 물에 잠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에 대한 위협을 추적하고 막아내기 위한 전략사령부 본부는 아직 안전하지만 이번 홍수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기후변화의 위협을 무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안보에 어떻게 위협이 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퇴역 해군 제독 데이비드 티틀리는 "이번 홍수는 또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이상기후의 피해가 해안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방 수준의 장벽 건설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장벽이다"라고 말했다.

티틀리 전 제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국경에 건설하려는 장벽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굳이 장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그에 대한 비판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주 시작된 이번 홍수로 네브래스카와 아이오와, 미주리, 캔자스주 등에서 큰 홍수가 발생해 곳곳에서 제방이 무너지고 암트랙 철도가 중단됐으며 최소 3명이 사망했다.

이번 홍수가 기후 변화 때문에 일어났다는 결론을 얻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기상 재해 규모를 훨씬 크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미군 역시 과거 여러 미 행정부에서 기후변화가 여러 분야에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 미 국방부 역시 트럼프 행정부 들어 기후변화가 미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눈을 돌리고 있다.

노턴 대령은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까지 기재 내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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