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개척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영면에 들다

기사등록 2019/04/16 06:53:12 최종수정 2019/04/16 07: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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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 엄수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서 영면
운구행렬, 서소문빌딩·공항동 본사 등 돌아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한진그룹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미국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70세. 한진그룹 관계자는 "폐질환 지병이 있었고 완전히 회복됐었지만 다시 안 좋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04.08. (사진=한진그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지난 8일 타계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6일 영면에 들었다.

고 조양호 회장의 영결식이 16일 오전 6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친인척 및 그룹 임직원의 애도 속에서 한진그룹 회사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은 고 조양호 회장에 대한 묵념 이후 진혼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시작됐다. 영결식 추모사를 맡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는 “그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저희를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고 슬픔을 전하며“회장님이 걸어온 위대한 여정과 추구했던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현정택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도 추모사에서 “해가 바뀔 때 마다 받는 소중한 선물인 고인의 달력 사진을 보면,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눈과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하며 “오늘 우리는 그 순수한 열정을 가진 조 회장을 떠나보내려 한다”고 영원한 이별의 아쉬움을 표했다.

추모사 이후에는 지난 45년 동안 수송 거목으로 큰 자취를 남긴 조양호 회장 생전의 생생한 활동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상영됐다.영결식 이후 운구 행렬은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등 고 조양호 회장의 평생 자취가 묻어 있는 길을 지난다.

특히 대한항공 본사에서는 고인이 출퇴근 하던 길, 격납고 등 생전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깃들어 있던 곳곳을 돌며 이별을 고한다.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본사 앞 도로와 격납고 등에 도열하면서 지난 45년 동안 회사를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시키고 마지막 길을 조용히 떠나는 고 조양호 회장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할 예정이다.

운구차는 1981년부터 2017년까지 36년간 고 조양호 회장을 모셨던 이경철 前 차량 감독이 맡았다. 이 전 감독은 2017년 퇴직했지만, 평생 조양호 회장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셨던 것처럼 마지막 가시는 길도 본인이 편안하게 모시고 싶다는 의지에 따라 운전을 하게 됐다.

이날 고 조양호 회장은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서 안장되어 아버지인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 어머니인 김정일 여사 곁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다음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의 추도사 전문.

회장님, 지난 세월, 회장님께서 참 많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회장님께서 말씀을 해주실 수 있는 날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을 줄 알았습니다.

회장님, 저희는 지금 길을 잃은 심정입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가야 할지도무지 알 수 없는 안개 속에 있는 듯 합니다.

회장님의 등을 바라보며 회장님 가시는 길을 따라 함께 걸어온 저희들 입니다.

앞서 가시는 회장님의 등 뒤로 만들어진 그늘은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들의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쉼터와도 같았습니다.

그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누구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길, 더 좋은 길로 저희를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 길을 따라가기에만 급급해 회장님 등에 짊어지신 무거운 짐들을 함께 들어드리지 못한 저희들 입니다.

회사를 위해, 나라를 위해 오로지 수송보국 일념으로 묵묵히 걸어오셨건만, 모진 환경과 험한 풍파로 인해 회장님 스스로 감당 하셔야만 했던 삶의 무게는 감히 저희가 상상도 못할 만큼 무거웠을 것입니다.

이제야 어렴풋이 느껴지는 그 무게에 저희의 가슴은 한없이 무너집니다.

사랑하는 회장님, 남아있는 저희 모두는 회장님께 빚을 진 사람들입니다. 이제, 그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저희 모두는 걸어 나아가려 합니다.

여전히 황망하고 비통하지만, 살아 생전 회장님께서 남기신 그 뜻 깊은 발자국들을 더듬어 회장님께서 걸어오신 그 위대한 여정을, 회장님께서 추구해 오신 그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습니다.

그것이 저희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회장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자, 회장님께서 저희들에게 맡기신 마지막 사명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회장님을 만나고 회장님을 모시며, 하늘로 바다로 육지로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일에 함께할 수 있었던 지난 시간들 저희 모두에게 크나 큰 축복이었습니다.

회장님, 그토록 사랑하시고 동경하셨던 하늘에서 이제는 걱정 없이, 고통 없이 평안히 지내십시오. 회장님 사랑합니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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