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토대로 성폭력 정의 내린다면" 대학 과제물 논란

기사등록 2019/04/18 11:46:22

성추행, 성희롱 등. (삽화=뉴시스DB)
성추행, 성희롱 등. (삽화=뉴시스DB)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광주의 한 대학에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성폭력의 정의를 내려 보라'는 자극적인 과제물이 학생들에게 부여돼 '2차 가해' 논란 등이 일고 있다.

18일 광주 모 대학에 따르면 이 학교 인문계열 교양과목 강의를 담당한 A교수가 최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성폭력에 대해 정의하시오'라는 제목의 온라인 과제물을 공지했다.

그러면서 '대학생활하면서 성폭행이나 성희롱, 성추행 등 여러 유형의 성폭력을 겪어 봤을 것'이라며 '그 중 자신이 겪은 성희롱을 중심으로 성폭력의 정의를 내려보길 바란다'고 안내했다.

또 'MT나 축제, 술자리, 아르바이트나 군대생활 등 여러분의 경험을 서술해주시면 되고, 단순 서술보다는 문제점과 예방책까지 곁들이면 더 좋겠다'고 부연설명도 붙였다.

그런 다음 '제출한 자료는 앞으로 학내 성폭력 예방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참고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며, 지각 제출은 불허하되 비밀은 보장된다'고 밝혔다.

이 글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된 뒤 일부 학생들이 '2차 가해'라며 항의하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끔찍한 기억을 다시 꺼내야만 하느냐" "과제 자체가 폭력이다"는 식의 비판 댓글이 이어지자 결국 삭제됐다.

이에 대학본부 측은 "교무처, 학과장, 양성평등센터 등과 논의해 학생 면담을 진행 중"이라며 "이를 토대로 사실 관계 확인과 대응책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A교수는 '교내 성폭력 관련 예방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해결책을 모색키 위해 진행한 것인데 당초 의도와 달리 상황이 진행된 것 같다'며 '상처받고 불편한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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