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미국 최초 흑인노예 사제 톨튼, 성인 후보 승인

기사등록 2019/06/13 07: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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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리주의 오거스틴 톨튼신부

associate_pic4【퀸시( 미 일리노이주)=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의 '가경자' 승인으로 성인 시복 절차의 막판에 이른 아우구수투스 톨튼 신부의 1886년 당시 초상화.  퀸시대학에 소장된 이 사진은 그 해 신부 서품을 받은 뒤의 모습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현지시간) 교황청의 시성 절차 상 2011년  "하느님의 종"으로 지명되었던 그를 성인 시성의 전 단계인 가경자로 승인했다.    
【스프링필드( 미 일리노이주)=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최초의 흑인 노예 출신 가톨릭 사제로 알려진 아우구스투스 톨튼 신부에 대한 시성절차를 승인하고 성인 시성 전단계 호칭인 가경자(可敬者 :venerable  ) 호칭을 승인했다.  이는 성인 시복 후보자에게 잠정적으로 주는 존칭이다.

교황은 3월에 도망친 노예이자 미국의 첫 흑인 가톨릭 신부였던 톨튼 신부에 대한 교황청 시성성 신학위원회의 만장일치 추대 결의 후 이를 승인함으로써 성인 시성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다.

이는 교황청이 톨튼에 대한 철저한 조사 뒤에 그의 삶과 활동에서 "영웅적인 성덕"을 확인하고  성인 추대 전단계에까지 이른 것이라고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가톨릭 정청이 교회를 통해서 이 소식을 공표했다.

톨튼 신부는 1854년 미주리 주 먼로 카운티에서 노예로 태어났으며 주인 집의 신앙에 따라 가톨릭에 입문했다.  남북전쟁 때에 가족과 함께 일리노이 주 퀸시로 도망쳤다. 그러나 미국 내 어떤 신학교에서도 인종 차별로 그를 받아주지 않자, 로마로 건너가서 사제가 되기 위한 공부를 했다.

1889년에 서품을 받은 그는 세인트루이스에서 110마일 거리의 퀸시의 한 본당에서 3년간 빈민을 위한 사목활동을 했다.  이후 시카고로 초청돼 1897년 43세로 선종하기까지 성녀 모니카 본당의 주임신부로 지냈다.
 
스프링필드 교구의 토머스 존 파프로키 대주교는 "톨튼 신부의 노예에서 사제에 이르는 일대기는 하느님이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신 은혜로운 길의 전형이다.  톨튼 신부는 노예생활의 난관과  인종차별, 편견을 극복하고 조용히, 끈기있게 영웅의 삶을 헤쳐나간 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시카고 대교구는 9명으로 이뤄진 시성성 신학위원회가 2월 5일 톨튼 신부의 시성 절차가 추기경 및 주교로 구성된 시성성 회의에 상정되도록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사실을 발표했다. 그의 시성 절차는 2010년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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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성성 회의를 거쳐 그의 영웅적 성덕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을 받음으로써 톨튼 신부는 ‘가경자’로 선포되었다.  시카고대학 신학과의 가톨릭연구소장 마이클 패트릭 머피교수는 톨튼 신부가 2011년 "하느님의 종"(Servant of God) 지명 뒤에 8년만에 '가경자'로 지명된 것은 교황청의 시성 의지를 보여주며,  곧 적절한 확인 절차를 거쳐 성인으로 시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톨튼의 한 전기작가는 그가 31세에  사제 서품을 받은 뒤 다른 사제와 나눈 대화록에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개명한 나라로 불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아직 흑인 사제가 한 명도 없는 이 나라에서 이제 흑인노예 사제가 한명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을 확인했다.

 가톨릭교구청은 퀸시의 지금은 없어진 성당에 묻혀있는 톨튼의 유해를 찾아 새로 묘역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머피 교수는 노예에서 목자가 된 톨튼이야 말로 "위대한 아메리칸 스토리"의 주인공이며 미국 최악의 범죄적 문화속에서 죄수에세 해방자로 변한 위대한 인물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교황청 시성성은 2015년 3월 톨튼 신부의 삶과 성덕에 관한 교구 심사를 공식적으로 시작했으며, 2015년 4월에 교구 심사의 법적 유효성을 인정했다.   교황청은 ‘장애 없음’(nihil obstat)을 2016년 6월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교구장 토마스 파프로키 주교에게 보내 톨튼 신부의 유해발굴을 허락했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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