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총회서 격앙…"명분도 실리도 못 챙긴 합의문"

기사등록 2019/06/24 20:24:38

1시간30분 동안 비공개 의총서 의원들 '성토'

"협상은 주고 받아야 하는데 주기만 했다" 비판

나경원 "더 강력한 힘 가지고 합의해달란 뜻"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정상화를 위한 교섭단체 3당 합의문이 추인 받지 못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총을 끝내고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2019.06.24.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정상화를 위한 교섭단체 3당 합의문이 추인 받지 못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총을 끝내고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2019.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자유한국당이 2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협상에서 도출한 국회 정상화 합의안을 거부한 가운데, 한국당 의원들은 "일방적으로 불리한 합의안"이라며 강한 불만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1시간30여분 동안 의원총회를 열어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협상에서 도출한 국회 정상화 합의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추인 거부로 결론 났다. 

모두발언 없이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선 합의문에 대한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거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추인이 불발됐다"라고 전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3당 교섭단체는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하여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2항에 대해 "애매모호하고 불명확한 문구"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조항과 '국회 차원의 경제원탁토론회 개최'로 합의한 데 대해서도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명분도 없고 실리도 못 챙긴 합의문이기 때문에 추인을 못 받는 게 당연하다"라며 "민주당이 하고자하는 것은 다 넣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는 (합의문에) 왜 들어갔나"라고 지적했다.

초선의 한 의원도 "협상이란 건 서로 주고 받아야 하는데 우리가 받은 것은 없고 준 것만 있다. 지역구에서도 들어가라는 말이 많지만 이건 아니다"라며 "패스트트랙 관련해서 (한국당) 62명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 고소 취하도 하지 않고 합의 정신으로 한다고 하면 (합의안) 그대로 가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경제원탁토론회도 형식과 내용은 추후 원내대표가 협의한다고 하는데, 청문회는 해당되는 사람을 불러서 추궁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알 수 있지만 원탁토론회는 정당성을 주장하다가 끝날 수 있다"라며 "결과적으로 우리가 얻은 게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또다른 중진 의원도 "지금은 일방적으로 불리한 협상을 했단 것"이라며 "협상은 주고받고 하는 대화와 타협이니 논의를 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정상화를 위한 교섭단체 3당 합의문이 추인 받지 못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총을 끝내고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2019.06.24.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정상화를 위한 교섭단체 3당 합의문이 추인 받지 못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총을 끝내고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는 "선거법 관련해서 '합의한다'고 해야한다. 18대 때도 합의 정신을 잘 살렸었는데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라며 "지금이라도 집권여당이 합의를 해주면 국회 정상화에 크게 도움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의원총회에서 원내지도부 재신임 문제가 거론됐다는 말도 돌았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재신임을 해주자는 말이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고, 또다른 의원은 "그런 말이 나오긴 했으나 (전체적인 의견의)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추인 불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님들은 다시 한 번 저에게 힘을 갖고 합의를 다시 해달라고 말했다"며 "결국 의총에서 부결시키는 게 더 큰 힘을 갖고 합의할 수 있기 때문에 의원님들이 저에게 더 큰 권한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날치기 패스트트랙에 대해 민주당이 합의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믿기 어렵다는 게 의원님들의 생각"이라며 "합의문을 추인하지 않음으로써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합의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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