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과거에도 극단적 시도…"정치란 기만과 위선의 세계"

기사등록 2019/07/16 22: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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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끝에 극단 행동했다는 언론 인터뷰 재조명
"모든 바람이 수포로 돌아가 삶의 의미도 사라져"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분노와 증오 서서히 생겨"
"정치란 거짓의 세계…생각하면 몸서리 쳐질 정도"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정두언 전 의원. 2016.12.1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망 소식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도 우울증에 시달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내용의 인터뷰가 재조명 받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2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선 국회의원 당선에 실패한 후 극심한 우울증 끝에 목을 맸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가 결국 죽음을 선택한 배경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악몽을 꾼 건가. '여기가 어디지' 싶더라고. 가죽벨트로 맸는데"라며 "힘든 일이 한꺼번에 찾아오니까 정말로 힘들더라고. 목을 맸으니까. 지옥 같은 곳을 헤매다가 눈을 떴어. 한동안은 여기가 어딘지 가늠이 안되더라. 내 딴엔 짱짱한 걸 찾는다고 벨트를 썼는데…, 그게 끊어진 거야"라고 토로했다.

'왜 극단적인 행동을 했던 건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 전 의원은 "인간이 본디 욕심덩어리인데, 그 모든 바람이 수포로 돌아가 '이 세상에서 할 일이 없겠구나' 생각이 들 때 삶의 의미도 사라진다. 내가 이 세상에서 의미 없는 존재가 되는 거다. 급성 우울증이 온 거지"라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또 "사실 (2016년 총선) 낙선 자체는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내 잘못이 아니었잖나. 친박의 행태와 국정농단으로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으니 (보수당이) 잘 될 리 없었다"라며 "문제는 낙선 뒤였다. 고통에서 피하려면 죽는 수밖에 없으니 자살을 택한 거야. 14층 건물에 불이 나서 불길에 갇힌 사람이 뛰어 내리는 거나 비슷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 일이 있고 나서 병원을 찾았다. 그냥 있으면 또다시 스스로 해칠 것 같아서"라고 했다.

그는 구치소에서 출소한 뒤의 심경에 대해 "세상에 나오니까 점점 도루묵이 되더라(웃음). 나를 기다리는 건 배신이었다. '이제 정두언은 끝났구나' 생각했던 사람들이 등을 돌렸다. 평온이 깨지고 분노와 증오가 서서히 생겨났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처럼 한 차례 극단적인 시도를 한 후 심리 상담을 배우는 등 치유를 위한 삶을 살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16일 끝내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

인터뷰에서 정 전 의원은 정치 인생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정치란 결국 거짓과 기만, 위선의 세계다. 지금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질 정도다"라며 "그런데 인간이란 게 참 어리석다. '불 옆에 가까이 가면 덴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도 깨닫지 못한다. 결국 데어 봐야 안다"고 고백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4시25분께 서울 홍은동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정 전 의원의 부인은 이날 오후 3시58분께 남편이 자택에 유서를 써놓고 서울 홍은동 실락공원 인근으로 나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드론과 구조견을 투입해 실락공원 인근을 수색, 나무에서 정 전 의원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오후 6시께 시신을 수습하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했다.

whyno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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