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세 짙어진 매매시장...실수요자는 '전월세’로 버티기?

기사등록 2019/07/23 07:48:22

집값 추가 하락 전망에 "막차 안 타겠다", 매수에 '신중'

분양가상한제 예고…실수요자들 "가점 높여 청약 도전"

매매량 줄고 전월세 거래량 늘어…서울 전셋값 상승세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집값 바닥론이요? 글쎄요,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이렇게 강한데 쉽게 반등할까요? 지금 집을 사는 것은 상투를 잡는 느낌이라 좀 더 기다려 보려고요. 분양가도 낮아진다는데 차라리 전세로 더 살면서 무주택기간을 늘려 청약에 도전해 볼까 합니다."

전세 임대차 계약 만료 두달여를 앞둔 A씨는 집을 살지, 전세계약을 연장할지 고민 중이다. 집을 살까하는 생각에 부동산 중개업소 몇 곳을 둘러봤지만 생각보다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은데다 집값이 지금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손해보는 것 같아 선뜻 매수에 나설 수가 없었다. 때마침 들려온 분양가 심사 강화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가능성 소식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을 기회가 생긴 것 같아 반갑기만 하다.

23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9.13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매도·매수자 모두 '버티기'에 들어간 가운데 매매 대신 전월세를 선택하는 실수요자도 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분양가 심사 강화와 분양가상한제 민간택지 확대 적용 예고에 실수요자들의 버티기는 한층 더 견고해진 모양새다.

서울 강남구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만 해도 매수 문의가 있었는데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뚝 끊겼다"며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춰 불러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서초구 중개업소 관계자도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문의만 있을 뿐 매수문의는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적용 시기나 범위 등 정해진 것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거래량과 가격 등 각종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주택매매량은 4만21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5년 평균 대비 55.5% 각각 감소했다. 반면 전월세 거래량은 32만94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7%, 5년 평균치보다는 14.1% 각각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거래량이 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33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던 서울 전셋값도 이달들어 상승전환뒤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서울 주간 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매매가격 상승률은 0.01%로 전주 대비 상승폭이 0.01% 축소됐고, 전셋값 상승률은 0.02%로 상승폭이 0.01% 확대됐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분양가 심사 강화와 분양가상한제 등 추가 규제 가능성으로 일부 주요 재건축 단지는 관망세로 돌아서고 대체로 매수 문의가 감소하며 매매가 상승폭이 축소됐다"며 "반면 전셋값은 전반적으로 7월 신규 입주물량 감소와 정비사업 이주 수요, 여름방학 이사 수요 등으로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셋값도 급반전했다.

서초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월세 수요가 늘면서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도 두달전보다 수천만원이 올랐다"며 "그래도 전세 물건은 바로바로 빠지는 편"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아 '로또 분양'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지난해 9.13대책 이후 짙어지고 있는 관망세속에 정부가 상한제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투기 수요뿐아니라 실수요자들까지 전월세를 유지하면서 가점을 높여 청약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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