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된 인제 한계산성, 국가지정문화재 된다…사적 예고

기사등록 2019/07/23 11:13:37

인제 한계산성 남문지
인제 한계산성 남문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고려시대 대표 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인제군 '인제 한계산성(寒溪山城)'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인제 한계산성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 설악산 천연보호구역과 국립공원에 있는 유적이다. 한계산을 중심으로 동남쪽과 서남쪽으로 흘러내린 자연적 암벽을 활용해 부분적으로 성벽을 구축했다. 

인제 한계산성 남문지
인제 한계산성 남문지

'고려사'에는 1259년 몽골에 투항한 조휘 일당이 몽골 군사를 끌고 와서 이 산성을 공격했으나 점령하지 못했고 오히려 이 산성을 지킨 방호별감 안홍민이 야별초군을 거느리고 나아가 습격해 모두 섬멸했다는 기록이 있다. 

 13세기께 축조된 한계산성은 입지와 양상을 볼 때 시대변화에 따른 성곽 확장과 성벽이 연장된 구조가 잘 나타난다. 성벽과 별도로 축조된 망대인 돈후(墩堠)를 갖춰 몽골 침략 때 사용한 입보산성(入保山城)임을 알 수 있다.

인제 한계산성 남문지
인제 한계산성 남문지

입보산성은 외적이 쳐들어 왔을 때 주변 마을 사람들과 군인들이 식량과 생활도구를 산성 안으로 들어가 적이 물러갈 때까지 주둔하면서 방어하는 산성을 이른다. 이를 위해 많은 인원을 수용할 내부공간, 식수원, 식량을 보관하는 창고 등 산성에 여러 시설물이 있어야 한다.

한계산성은 평면구조, 축성방식, 부속시설물의 변화양상을 살필 수 있는 대표 중세시기 산성이다. 

인제 한계산성 상성 석축잔존 구간
인제 한계산성 상성 석축잔존 구간

둘레 약 7㎞에 달하는 이 산성은 상성(약 1.7~1.9㎞)과 하성(약 5~6㎞)으로 구분된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이미 상성과 하성의 존재가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다.

인제 한계산성 하성 석축잔존 구간
인제 한계산성 하성 석축잔존 구간
상성은 몽골 침입을 대비해 사용했다. 하성은 후대에 반원정책 추진을 하면서 대대적으로 개축해 쌓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상성은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험준한 곳에 축조된 산성으로 알려져 13세기 험준한 곳에 주로 형성했던 산성들의 전형적 사례로 평가된다.

인제 한계산성 상성 천제단
인제 한계산성 상성 천제단
2014~2015년 상성과 하성 시굴조사 결과, 고려~조선 시대 다양한 유구와 유물이 나왔다. 상성에서는 구들 건물지 총 15개소와 부분적으로 남아 있던 성벽 기저부가 확인됐다. 청자와 도기 조각 등도 나왔다.

하성에서는 건물지 총 18개소, '至正十八年'(지정십팔년)명(1358년·공민왕 7) 기와 조각, 백자조각 등이 나왔다. 이를 통해 한계산성이 13세기 축조된 이래 고려 말에 다시 대대적으로 보수 또는 증축(혹은 개축)돼 조선 시대까지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인제 한계산성 상성 출토유물, 철제 쇠스랑
인제 한계산성 상성 출토유물, 철제 쇠스랑
상성과 하성에서 나온 건물지 유구와 유물들은 시대별 다른 양상으로 한계산성 활용시기에 대한 객관적 고고학 자료로 판단된다.
 
'인제 한계산성'은 30년 여몽전쟁의 최후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몽골 영향 아래 있던 쌍성총관부의 세력 확장을 저지한 국난극복의 역사 현장이다. 대몽항쟁기 5차와 6차 침입 당시 입보산성으로서 성곽 변화과정과 고려말 조선초 공민왕의 반원정책, 동해안 일대 왜구 침략 대비를 목적으로 축조한 성곽 양식을 비교·연구할 수 있는 점에서도 학술적·문화재적 가치가 있다.
  
인제 한계산성 상성 출토유물, 청자합
인제 한계산성 상성 출토유물, 청자합
문화재청은 앞으로 30일간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적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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