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법무장관 조국의 과제

기사등록 2019/09/11 06:30:00 최종수정 2019/09/11 08: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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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조국은 당당해도 너무 당당하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을 옆에서 오래 지켜본 여권 인사는 이번 '조국 대전'을 보며 이렇게 한 줄로 평가했다. 청와대 현직 민정수석으로서 이례적으로 거침없는 메시지를 줄곧 발신하고, 야권에게는 '공적'으로 찍혔지만 2년 2개월간 청와대 참모로 일하면서 당당하게 '마이웨이'로 일관했다.

국무위원으로서 첫 '데뷔' 날이었던 10일 조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앞서 진행되는 차담회장에 들어서지 않았다. 참모로 국무회의를 꼬박꼬박 참석했던 그가 차담회장에서 10분간 환담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 문 대통령의 손짓에도 그는 회의장 입구에서 다른 국무위원들과 인사만 나눌 뿐 환담장으로는 가지 않았다. 미안함에서였는지 그간의 '대전'에 면목이 없어서였을지는 알 수 없다. 그의 당당함은 한창 때와 달리 사뭇 희미해진 듯했다.

그렇게 조 장관은 법무행정을 총괄하는 수장 자리에 올랐고 그 첫발을 내디뎠다. 그럼에도 여전히 조 장관 임명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적지않다. 심지어 ‘검찰 개혁’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조 장관이 개혁을 이끌 적임자인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수사의 칼끝이 본인을 향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가 개혁의 동력과 명분을 살려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우여곡절 끝에 장관직에 오른 만큼, 모든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유일한 돌파구는 개혁에 대한 '성과'다. 검찰의 조직적 저항에 번번이 무산된 권력기관 개혁이다. 여권 일부에서는 만신창이가 된 조 장관이 '역사의 도구'가 돼야 한다고 한다. 9일 취임사에서 '개혁'이라는 단어를 10차례 언급하며 의지를 내비쳤던 조 장관 역시 누구보다 자신의 중책을 알 것으로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조 장관은 몸에 밴 당당함의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이제는 '마이웨이'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법제화의 마침표를 찍어줄 장소는 바로 '국회'다. 권력기관 개혁 제도화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지정안건)을 통해 국회 통과를 남겨둔 상황이다.

패스스트랙의 법안 본회의 자동 상정 시일까지 필요한 330일이 지난 내년 3월 말이 되면, 의원들의 본회의 투표로 사법개혁의 성공과 실패 여부가 갈린다. 한국당을 제쳐두고라도 조 장관은 자신을 '적'으로 낙인 찍은 야권의 설득도 필요하다. 지지층이 환호하고, 반대 세력층에선 격렬하게 분노할 '정치적 페이스북'을 삼가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법안 통과까지 야권과의 스킨십의 폭을 넓혀나가야 한다.

당당함은 법무 조직 내에서 빛을 발해야 할 것이다. 비대한 검찰 권력의 힘을 통제해 독주를 막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본인 관련 의혹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만큼, 내부 반발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깨끗하다고 자신한다면, 그간의 당당함은 바로 여기서 나와야 한다. 비(非)검찰 출신으로서 합리적인 인사권 행사과 검찰에 대한 법무부 감독기능 실질화가 필요할 것이다.

실제 조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주요 과제로 올라와 있는 권력기관 개혁안 설계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교수 시절 설계자에서 청와대에선 민정수석으로 일하며 제도화 작업에 곧장 착수했다. 검찰 조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조 장관이야말로, 검찰개혁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적임자라는 게 문 대통령의 낙점 배경이었다.

20대가 조국에게 분노한 이유는 바로 '내로남불'식 이중 잣대였다. 과거 그가 소신 있게 쏟아낸 발언들이 재조명되면서 지금의 20대에게는 이율배반적으로만 느껴진다. 여름 휴가 기간 문 대통령이 정독했던 책 '90년생이 온다'에서는 90년생을 대표하는 특징으로 완전무결한 '온전함'을 제시했다. 정치인도, 참모도, 그냥 조국 개인으로서가 아닌 이제는 온전하게 '장관'으로서 직에 임했으면 한다. 오로지 시대적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목표로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red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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